中, 드론으로 외국 언론인 감시…“세계 최악의 언론 탄압 국가”

프랭크 팡
2024년 04월 11일 오후 3:20 업데이트: 2024년 04월 11일 오후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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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이 드론, 도청장치 등을 활용해 자국 내에서 활동하는 외국 언론인들을 철저히 감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외신기자클럽(FCCC)은 지난 8일 ‘마스크는 벗었지만 장벽은 남아있다’라는 제목의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FCCC는 이 보고서에서 “중국 당국의 엄격한 봉쇄 조치는 끝났으나, 중국 내 미디어 환경은 여전히 어렵다”고 알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드론을 투입해 외신 기자들을 미행하거나 감시하기 시작했다.

한 유럽 언론사 기자는 “최근 취재 목적으로 중국의 지역 몇 군데를 방문했는데, 사복 경찰들이 우리를 따라다니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체를 알 수 없는 드론이 우리를 미행하고 촬영하는 것도 봤다. 우리가 다른 장소로 이동하면 그 드론이 우리 뒤를 따라왔다”고 전했다.

FCCC는 “올해 첫 두 달 동안 중국 내 외신 기자 1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들은 대부분 ‘당국의 보복’을 우려해 자신의 견해가 보고서에 실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외신 기자에 대한 당국의 통제와 탄압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음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들은 대부분 “중국 당국이 외신 기자들을 감시하고, 통화 내용을 도청하며, 이메일과 소셜미디어 메시지를 훔쳐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체 중 11%는 “의심스러운 로그인 코드가 포함된 문자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2018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품 출시 행사에서 중국 다장이노베이션(DJI)의 ‘매빅’ 드론이 비행하고 있다. | 연합뉴스

보고서는 “외신 기자들이 언론 통제와 탄압을 피하기 위해 노력해도, 중국공산당은 감시 및 보안 시스템을 강화해 그들을 끝까지 추적한다”고 지적했다.

설문 응답자의 약 99%는 “중국의 미디어 환경이 국제 기준에 거의 부합하지 않거나,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81%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동안 간섭, 괴롭힘, 언어적·신체적 폭력, 구금 등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전체 중 82%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최근 들어 학계 소식통, 싱크탱크 관계자들이 외신 기자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거나 익명을 요구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며 “이는 중국 당국의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또한 “중국이 신장, 티베트, 몽골, 러시아 및 동남아시아 접경 지역 등을 ‘민감한 지역’으로 지정한 뒤 이곳에서의 취재 활동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알렸다.

실제로 설문 응답자의 약 79%는 “중국-러시아 접경 지역에서 취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으며, 약 43%는 “중국-동남아시아 접경 지역에서 이런 문제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FCCC는 “중국 내에서 활동하는 외국 언론인에 대한 감시와 괴롭힘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 당국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