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볼티모어항 교량, 선박 충돌로 붕괴…6명 사망 추정

윤건우
2024년 03월 27일 오후 12:14 업데이트: 2024년 05월 28일 오후 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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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만 입구에 설치된 길이 2.6km 교량이 26일 새벽(현지 시각) 대형 컨테이너 선박과의 충돌로 붕괴해, 다리 위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8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국에 따르면, 추락한 인부 8명 중 6명은 실종됐으나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2명은 구조됐으며 한 명은 치료를 거부했고 다른 한 명은 다리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경위: 26일(현지 시각) 새벽 1시 28분쯤, 길이 약 300m, 폭 약 48m의 대형 컨테이너선 ‘달리’호가 동력을 잃고 물결에 휩쓸려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의 중앙 교각을 들이받았다.

당초 이 사고로 차량 12대와 최대 20명이 차가운 바다에 빠졌을 것으로 전해졌으나, 선원들이 충돌 전 조난 신호를 하고 당국이 즉각 교량 교통 통제에 들어가면서 대형 참사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

달리호 선원들은 추락 직전, 조난 신호(Mayday call)를 보내, 당국이 교량 출입을 통제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메릴랜드 주지사 웨스 무어는 배가 빠른 속도로 다리에 부딪혀 단 몇 초만에 다리가 무너졌다고 발표했다.

무어 주지사는 초기 조사 결과를 근거로 이번 사건은 사고였으며 테러 공격이라고 판단할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메릴랜드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달리호는 싱가포르 선적이며 볼티모어항을 출발해 스리랑카 콜롬보로 향하고 있었다. 선박정보 공개시스템인 에쿠아시스(Equasis)에 따르면, 지난 6월 검사에서 선박의 기계 계통에 문제가 있음이 발견됐지만 이후 검사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 여파: 이번 키 브리지 붕괴 사고로 한동안 미국의 공급망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화물 트럭 출입은 가능하지만, 볼티모어 항만의 선박 출입이 중지됐기 때문이다. 또한 교량을 통한 자동차 운행이 불가능해진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회로를 이용할 경우, 항만 건너편까지 이동하는 데 상당한 추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메릴랜드의 주요 도로와 연결되는 이 다리는 1977년 건설됐으며 하루 평균 3만 대 이상의 차량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교통부의 피트 부치지지 장관은 “이 다리는 평범한 교량이 아니다”라며 “미국의 유서 깊은 인프라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종된 6명의 인부는 아직 사망을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해안경비대 관계자는 붕괴 이후 시간 경과와 당시의 수온으로 미뤄 전부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경은 실종자 수색과 구조 활동도 중단했다고 밝혔다.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지원과 조사를 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교량 재건을 위한 비용을 연방정부에서 지원한다고 발표했고,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사고 발생 13시간 만에 24명으로 구성된 조사팀을 파견해 사고 조사에 착수했다. 선박 운항, 안전 이력, 안전 기록, 운항자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볼티모어항 교량 붕괴는 미국 자동차 산업에 도미노 현상을 불러일으켜 재고 부족과 가격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미 보험정보연구소(III)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데이터 분석가 미셸 레너드는 규모가 크진 않겠지만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발생한 것과 유사한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레너드는 신차 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박 충돌로 교량 대부분이 무너진 것과 관련해, ‘다리가 낡아 충격에 약해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새로 건설된 교량이었더라도 주요 교각이 파괴되면 무너지는 것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메릴랜드 당국도 “키 브리지는 안전 규정을 완전히 충족했다”며 “보완이 필요한 교량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확인했다.

* 이 기사는 케이든 피어슨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