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中과 분쟁지역에 대규모 병력 배치…“중국 믿을 수 없어”

베누스 우파다야야
2024년 03월 15일 오후 7:58 업데이트: 2024년 03월 15일 오후 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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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인도 장성 “중국의 팽창주의 맞대응…서방의 중국 견제에도 부합”

인도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히마찰프라데시주(州)와 우타라칸드주에 군병력 1만 명을 배치함에 따라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인도 뉴델리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중국분석전략센터’의 연구원인 남라타 하시자는 “중국에 대한 인도의 신뢰는 ‘제로’에 가깝다. 인도인들은 중국을 믿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이유에서 인도와 중국의 관계가 개선되는 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특히 국경·영유권 문제는 날이 갈수록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공산당은 인도의 국경지역 병력 배치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인도가 중국과의 국경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한 것은 국경 분쟁 문제를 해결하려는 양국의 노력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인도 통합방위참모차장, 중국 주재 국방무관을 지낸 퇴역 소장인 G.G. 드위베디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와 중국 간의 국경 분쟁은 점점 더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인도가 중국과의 국경지역에 병력을 배치한 것은 중국의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광범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20년 6월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의 갈완 계곡에서 발생한 유혈 충돌 사태를 언급했다. 당시 인도군과 중국군은 이 지역에서 국경 문제로 갈등이 격화해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인도군 최소 20명이 사망했다.

드위베디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뒤로, 중국은 인도에 대해 더욱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인도는 갈완 계곡에서의 유혈 충돌뿐만 아니라, 수많은 국경지역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빨간색 점으로 표시된 지역이 인도의 히마찰프라데시주와 우타라칸드주. 인도는 최근 이 지역에 군병력 1만 명을 배치했다. | Google map adapted by Venus Upadhayaya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을 치렀지만,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현재까지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다. 3488km에 달하는 양국 사이의 ‘실질통제선(LAC)’이 사실상의 국경으로 여겨진다.

중국은 2017년 LAC를 따라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국경 분쟁 지역을 자국 영토로 만들기 위한 중국공산당의 전략적 움직임이었다.

인도는 이에 대응해 분쟁 지역 중 한 곳인 아루나찰프라데시주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개발사업을 진행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8일 이 지역에서 열린 사업 완료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지역의 일부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중국은 “인도는 해당 지역을 임의로 개발할 권리가 없다”며 “모디 총리의 이번 방문에 대해 공식적으로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는 “아루나찰프라데시주는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인도 땅”이라며 “중국 측의 반발은 타당치 않다”고 반박했다.

하시자는 “인도는 지금까지 중국과의 국경 분쟁에서 신중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 왔지만, 앞으로는 접근 방식을 바꿔 과감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드위베디는 “인도가 국경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한 것은 중국의 팽창주의적 움직임에 맞서기 위함”이라며 “이는 서방의 중국 견제 흐름과 맞물려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