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보고서 가리키자 리창 총리 난처한 표정
당 지도부 한동안 토론…홍콩 매체 “이례적 상황”
중국의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전인대와 정협)에서 중국 최고법원장과 최고법검찰원장이 보고서를 읽는 동안 지도자석에 앉아 있던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리창 국무원 총리 등이 보고서 내용을 짚으며 문제를 제기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 8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2차 회의에서 장쥔(張軍) 중국 최고법원장과 잉용(應勇) 최고검찰원장이 보고서를 발표하는 동안 지도자석에서 보기 드문 상황이 벌어졌다. 언론사들이 포착한 현장 사진에는 지도자석에 앉아 있던 시진핑과 주변 인사들이 보고서 내용을 놓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담겼다.
시진핑과 리창은 보고서 내용을 짚으며 대화를 나눴고, 이어 리창은 옆에 앉아 있던 왕후닝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관련 내용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편 시진핑은 오른편에 앉아 있던 자오러지 전인대 위원장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홍콩 명보(明報)도 9일 관련 보도에서 “전날 회의에서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시진핑은 회의 내내 가만히 앉아 있었지만, 최고법원장·최고검찰원장이 보고서를 발표하는 동안에는 탁자 위의 놓인 보고서를 펼쳐놓고 펜으로 몇 자 적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쥔 최고법원장이 보고서를 읽는 동안 리창이 뭔가 문제를 발견한 듯 시진핑에게 보고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은 잠시 이야기를 나눴고, 이어 왕후닝도 대화에 참여했다. 시진핑, 리창, 왕후닝 세 사람이 이야기하는 동안 근처에 있던 류궈중(劉國中) 부총리와 인리(尹力) 베이징시 당서기, 정치국 상무위원 두 명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후 장쥔이 보고서를 읽는 동안 시진핑은 계속 보고서를 보고 있었고, 펜을 꺼내 보고서에 뭔가를 적기도 했다. 리창과 왕후닝은 여전히 수시로 의견을 교환했고, 시진핑도 가끔씩 끼어들었다. 왕후닝 옆에 앉아 있던 딩쉐샹(丁薛祥) 부총리도 뭔가를 물어보는 듯했고, 한정 부총리와 왕이 외교부장도 잠시 대화에 참여했다.
잉융이 보고서를 발표할 때는 시진핑 오른쪽에 앉아 있던 자오러지도 토론에 참여했다. 시진핑이 보고서를 들고 자오러지에게 말할 때 그의 표정은 엄숙했고, 가끔 보고서를 가리키며 탁자를 두드리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오러지는 3분간 몸을 돌려 시진핑의 말을 경청했고, 마지막에 시진핑이 보고서를 탁자에 내리치면서 두 사람의 대화는 끝났다. 자오러지는 서둘러 펜을 들고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그 후 자오러지는 잉융이 보고서를 읽는 동안 다시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