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기업, 중국 자산 전량 매각…“미국에 협력할 것”

도로시 리(Dorothy Li)
2024년 02월 16일 오후 5:05 업데이트: 2024년 02월 16일 오후 5:05
TextSize
Print

아랍에미리트(UAE)에 본부를 둔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 ‘G42’가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던 중국 투자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미국에 협력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G42의 최고경영자(CEO)인 샤오펑은 지난 1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관련 자산을 모두 매각했다. 우리 기업은 더 이상 중국과 관련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미 의회에서 G42와 중국공산당의 관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뒤 나온 것이다.

최근 미 하원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공특위)’는 “G42가 중국의 정보기관, 인민해방군 등과 광범위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제재 부과를 검토할 것을 상무부에 촉구했다.

G42 산하의 기술투자 부문 42X펀드는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를 포함한 중국 기업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G42의 바이트댄스 지분은 약 1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마이크 갤러거(공화당·위스콘신주) 중공특위 위원장은 지난 10일 성명을 내어 “G42의 이번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중국공산당의 인권 범죄와 군사력 강화를 지원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기업이 G42와 같이 중국과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 이는 중국공산당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는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우려 사항

앞서 G42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델 등 미국의 기술 기업과 협력하는 동시에 중국 기업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이 밝혀짐에 따라 미 의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바 있다.

중공특위는 지난달 상무부에 서한을 보내 “G42가 중국과 연계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알렸다.

조사 결과 G42는 중국의 거대 통신 기업 화웨이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갤러거 위원장은 “화웨이가 G42와 같은 파트너를 통해 고사양 AI 하드웨어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등에 접근한다면, 화웨이에 대한 우리의 제재 조치가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G42가 중국의 최대 유전체학 기업인 BGI그룹과도 협력한 점을 언급했다. BGI그룹은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관된 것으로 드러나 2022년 미 국방부의 블랙리스트에 추가됐다.

BGI그룹이 중국 당국과 협력해 개발한 산전(産前) 검사기 ‘니프티(NIFTY)’는 산모와 태아의 DNA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중국 신장 지역에서 위구르족의 DNA 데이터를 강제로 채취하는 데도 관여했다.

갤러거 위원장은 서한에서 “G42에 대한 제재가 내려지지 않는다면, 이 회사의 AI 관련 기술이 BGI그룹의 불법적인 DNA 데이터 수집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보 당국자들도 지난해 11월 “미국의 첨단 기술이 중국공산당 또는 중국 기업으로 유출되는 데 G42가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G42는 지난달 성명을 통해 “중국과 어떤 관련도 없다”며 미 의회에서 제기된 의혹을 완강히 부인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의혹이 계속 커지자, G42는 미국 당국 및 파트너사의 신뢰를 얻기 위해 중국 투자지분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