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韓美, 北 무력 도발 시 단호한 군사 대응 필요”

황효정
2024년 02월 14일 오후 6:54 업데이트: 2024년 02월 14일 오후 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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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중인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오는 한국 총선을 앞두고 북한이 무력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전문가와 경제관료 출신 탈북자는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무력 도발할 경우 한미가 확전 위험을 감수하고서 단호한 군사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팟캐스트에는 현재 방미 중인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출연해 북한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김 전 실장은 “(북한이 한국의) 총선을 앞두고 미국에는 위협이 되지 않으면서 한국만 반응하도록 하는 수준의 국지적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은 미국 대선에서도 선호하는 후보가 있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실패를 부각하기 위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도 도발을 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들은 이미 2022년 6월부터 핵실험에 준비된 상태”라면서 “북한은 상징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총체적 실패를 증명하기 위해 핵실험을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발언했다. 이어 “2022년 호놀룰루에서 한미일 안보실장들이 만났을 때 북러의 군사 협력 가능성을 경고했다”면서 “이제 그 같은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전쟁에 나설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북한) 김정은의 발언 수위가 한층 높아졌지만, 북한은 핵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최대한 개발해 미국과 관계 정상화 협상에 나서고자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연합뉴스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무력 도발을 벌일 가능성과 관련, 같은 날 미국의 대북 전문가인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대표와 김정은 일가의 자금을 관리하던 경제 관료 출신 탈북자 리종호 씨는 현지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 글에서 “단호한 행동만이 김정은의 오판을 막을 수 있다”며 군사 대응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들 전문가는 지난 수십 년간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도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대북 억제력이 무너졌다면서 억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말이나 훈련, 무력 과시로는 부족하고 오직 행동만이 충분하다”고 촉구했다. 확전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단호한 군사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들은 북한이 남한을 향해 포나 로켓 또는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한미가 발사 장소 및 지휘부를 타격하는 “즉각적이며 결정적인 군사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규모 한미 군사훈련 ‘팀 스피리트’의 재개도 주문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후티의 홍해 상선 테러 등에 미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꼬집은 맥스웰 부대표와 리 씨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런 모습을 보면서 한반도에서 어떤 행동을 해도 미국이 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더욱더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다가오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북한이 트럼프 취임 직후인 내년 3월에 중대한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렇듯 전문가들이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을 내놓은 가운데, 이튿날인 14일 합동참모본부는 실제 북한이 이날 동해상으로 순항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올해 들어서만 이번이 다섯 번째다.

합참은 “오늘 오전 9시께 (강원도) 원산 동북방 해상에서 미상 순항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으며,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미 측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으며, 북한의 추가 징후와 활동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전 실장은 핵협의그룹(NCG) 창설 협의와 관련해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당시 워싱턴 선언을 앞두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술핵의 한국 재배치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논의했다”고 확인했다. 김 전 실장은 “우리가 (핵무기의) 공동 계획을 운영하는 수준까지 도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