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주의 전통 살린 인물화, NTD 공모전 우수기술상 수상

로레인 페리에(Lorraine Ferrier)
2024년 02월 2일 오후 11:27 업데이트: 2024년 02월 5일 오전 11:27

이탈리아 피렌체의 예술가 알렉산드라 마루치는 프랑스의 유명한 화가이자 조각가인 장 레옹 제롬(1824~1904)의 계보를 잇는 전통 미술을 주로 그리고 있다. 그녀는 ‘진주 귀걸이를 한 자화상’이라는 작품으로 제6회 NTD 국제 인물화 공모전(NTD International Figure Painting Competition/이하 NIFPC)에서 우수 기술상을 받았다.

‘순수한 진실, 순수한 친절, 순수한 아름다움’을 기치로 내건 대회에서 상을 받은 만큼, 그녀는 전통 예술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데 동참하고 있다.

알렉산드라 마루치가 상장을 들고 자신의 작품 앞에 서 있다. | | The Epoch Times / Samira Bouaou

‘예술가는 자신이 배운 기술을 전수할 책임이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예술의 전통을 잃게 될 것’이라고 믿는 그녀는 현대 미술이 전통 미술보다 각광받기 시작한 시기에 자신에게 전통 미술의 가치를 알려준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전통 미술을 전수받다

1979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으로 유학을 갔던 마루치는 전통 인물화를 배우고자 다시 이탈리아 피렌체로 돌아왔다. 하지만 당시 현대 회화와 추상화가 전통 미술을 대체하기 시작해 전통 미술을 가르치는 곳을 찾기 어려웠다. 그녀는 23세가 될 무렵, 화가이자 조각가인 필라델포 시미(1849~1923)가 설립한 스튜디오 시미를 발견해 그곳에서 전통 미술 공부를 시작했다.

‘디오게네스’(1860), 장 레옹 제롬 | 공개 도메인

시미는 신고전주의 화가이자 조각가인 장 레옹 제롬과 교류하며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예술을 통합한 아카데믹 스타일을 받아들였다. 이후 그는 자녀들에게 전통 예술 양식을 전수했고, 그들은 후학 양성에 힘쓰며 전통 예술 전수에 평생을 헌신했다.

마루치는 스튜디오 시미에서 6년간 전통 예술을 교육받았다. 시미의 딸 네리나에게서 가르침을 받았던 그녀는 수업 내용을 회상하며 “나는 여러분의 가이드이고, 자연이 선생님이라는 것을 기억하라”고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마루치는 그곳에서 처음 3년간은 목탄으로만 그림을 그리며 예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오전에는 인체화, 오후에는 초상화를 그리며 해부학을 이해하고 인물을 세세하게 관찰하는 능력을 키웠다.

전통 회화를 보존하다

‘진주 귀걸이를 한 자화상’, 알렉산드라 마루치. 캔버스에 오일 | NTD 국제 인물화 공모전

그 시절로부터 50년가량 지난 지금도 마루치는 스튜디오 시미에서 배운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녀는 이번 대회 출품작인 ‘진주 귀걸이를 한 자화상’을 완성하는 데 3주의 시간이 걸렸다. 다른 작품을 완성할 때도 비슷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녀는 한 가지 표정을 그리기 전에 그 인물의 여러 가지 표정을 관찰해야 해서 대화를 나누고 대상을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그녀는 “그 사람의 타고난 아름다움과 평온함을 찾아 전달하려 한다. 특히 대상의 좋은 점을 모두 찾으려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하루 8시간 동안 작업실에 비치는 자연광 아래에서 그림을 그린다. 그림 그리기가 생활의 일부가 돼 버린 그녀는 72세가 된 지금까지도 예술에 대한 열정을 실현하고 있다. 그녀는 화가 지망생들에게 예술을 이해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에 몰두하라고 조언한다. 그녀는 오늘날 많은 예술가가 해부학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심지어 기본적인 이해 없이 사진에만 의존해 그림을 그린다며 걱정했다.

‘드레스를 입은 자화상’, 알렉산드라 마루치 | alessandramarrucchi.com

마루치는 자신이 배운 전통 미술 기법을 수년간 가르쳤다. 그녀는 모든 화가 지망생이 전통 미술 기법을 꼭 배워야 한다고 믿는다. 현재 나이가 들어 가르치는 일은 그만뒀지만, 여전히 그녀는 예술가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NIFPC와 같은 대회가 자신의 성장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전 세계의 예술가들을 만나고 다양한 화법과 아이디어를 접할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진주 귀걸이를 한 자화상’ 속 마루치의 얼굴에서 그녀가 예술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아름다움과 평온함, 예술적 발전을 계속 이루고자 하는 그녀의 확신을 엿볼 수 있다.

로레인 페리에는 영국 런던 교외에 거주하며 에포크타임스에 미술과 장인 정신에 대해 글을 씁니다.

*류시화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기사화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