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을 70여 일 앞두고 이번 총선은 물론, 향후 이념전쟁에서 승리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한 우파 세력의 양성과 확대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월 26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우파 정치학교는 왜 계속 실패하는가’ 세미나가 개최됐다. 국가대개조 네트워크가 주최하고, 파로호(破虜湖)포럼이 주관한 행사에서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와 제34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최광 대구대 경제금융학부 석좌교수가 주제 발표를 했다.
“좌파·우파의 이념적 차이…우파만의 정치학교 프로그램 필요”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는 ‘우파의 정치학교는 왜 실패했는가’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우파 대중은 정치적 정체성이 극히 취약하다”며 정치 학습의 부재를 그 원인으로 분석했다.
주 대표는 우파 정치학교의 계속된 실패 이유로 좌파와 우파의 이념적 차이를 꼽았다. 주 대표는 “좌파의 정치학교는 훈련된 강사가 정해진 공간에서 일정 기간 동안 일정한 TO의 수강생들을 모아 자신들의 이념과 어젠다, 시각, 논리 등을 주입식으로 교육하는데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정형화된 커리큘럼”이라며 “지금 대한민국 사회 저변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는 좌파에 공감하고 동조하는 대중들이 바로 이런 정치학교 프로그램의 소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좌파 이념은 정치권력 쟁취를 위해 목적의식적으로 설계한, 정치투쟁에 최적화된 세계관이다. 마르크스가 말한 변증법적 유물론과 사적유물론이 그것”이라며 “(반면) 우파 이념은 한마디로 경험주의다. 살아봐야 안다는 식이다. 이게 어쩌면 세계를 이해하는 훨씬 정확한 방식이지만 정치투쟁에는 불리하다. 대중들을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주 대표는 “우파는 건국도 했고 산업화도 했지만 사실상 정치를 한 적이 없다. 특정 정치 이념으로 대중을 설득하고 조직해 특정 정치적 과제에 동원한 경험이 극히 빈약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우파 정치학교의 부재, 즉 정치 학습의 부재에서 생기는 문제점을 ▲정치적 훈련 부족 ▲미래에 대한 체계적인 비전 제시가 없고 ▲우파 내부의 위계질서가 없다는 점 등을 꼽았다.
그는 좌파의 정치적 승리의 결과물인 87체제가 1~5공화국 어느 체제보다 오래 지속된 것에 주목하며 “민주화가 건국과 산업화에 이은 근대화의 완성이란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는 87체제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주 대표는 “전반적으로 우파 대중은 정치적 정체성이 극히 취약하며, 정치 학습의 부재가 그 원인”이라며 “우파의 정치학교는 정당이 일정한 규칙의 기반 위에서 당원들이 참여하는 공천 관련 토론을 중심으로 조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덧붙여 “당원들이 자유롭고 질서 있는 토론을 거쳐 민주적인 방식으로 공직 선거 공천을 결정할 경우 비로소 우파 대중의 정치학교가 우리나라 최초로 만들어지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파 양성·세력 확대 위해 ‘자유’ 가치의 체계적 교육 필요”
이어서 최광 대구대 경제금융학부 석좌교수는 ‘우파세력 확대를 위한 제언’ 주제 발표에서 “이념의 구분은 우파 대 좌파이지 보수 대 진보가 아니며, 보수 대 진보 프레임은 좌파 세력의 교묘한 언어적 기만(欺瞞)”임을 분명히 했다. 공상적·과학적 사회주의 등 모든 좌파는 ‘진보‘는커녕 참담한 ‘퇴보‘의 역사로, 남미 좌파집권국가, 유럽 좌파정당 모두 경제를 거덜 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우파 세력의 절체절명의 시대적 소명은 이념전쟁에서의 승리“라며 “이념전쟁에서 승리해야만 우파가 계속 집권할 수 있고 종북 주사파 척결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교수는 “역사를 통한 경험에서는 우파는 옳고 좌파는 그르며, 우파는 좌파보다 우위에 있다“고 발언했다. 우파 이념은 인간의 본성에 부합되며, 좌파 이념은 인간 본성에 반할뿐더러 우파 이념이 지배한 사회는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나, 좌파 이념이 지배한 사회는 독재 체제하에서 예속적 삶을 영위한다는 역사적 경험이 존재한다는 의미에서다.
제대로 된 우파 양성 및 우파 세력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초 빅텐트‘ 구축을 제언했다. 최 교수는 “우파 시민단체의 대 통합과 유기적 협력을 목적으로 ‘빅텐트‘를, 이를 바탕으로 재계 및 정부와 적극적 소통함으로써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를 도모하는 ‘초(超)빅텐트‘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빅텐트’는 시민단체–재계–여당–정부를 아우르는 공식·비공식 특별 기구의 설치를 의미한다.
최 교수는 ‘MZ 세력의 우파화’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 모두 상대를 불신하며 상호 비방하고, 2030 세대의 정치 참여가 근원적으로 차단돼 있다”면서 “보수나 진보라는 개념으로는 소통 자체가 어렵고, 공감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 젊은 세대와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개념은 ‘자유’”라고 주장했다.
“정신적·정치적으로 재무장해야 하는 시대 도래”
유재일 유아트 대표는 토론에서 우파 이념은 기본적으로 좌파 이념과 맞설 무장이 돼 있지 않고 무방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류석춘 전 교수에 대한 무죄 판결 관련해 “민주당은 바로 논평을 냈으나 국민의힘은 논평을 내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우파 이데올로기는 어느 순간부터 하기 어려운 얘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우리는 국제사회 시스템 등 우파 이데올로기를 학교에서 배운다. 문제는 학교에서 배우는 건 자발적으로 배우는 게 아니라 성적을 위해 배우는 것“이라며 “반면 좌파 이데올로기는 보통 대학 진학 후 선배가 후배를 ‘혁명가‘, ‘지식인‘이라는 타이틀 아래에서 가르치고 배운다.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고 비교해 설명했다.
유 대표는 우파 이데올로기가 우리나라를 오늘날의 대한민국, 다시 말해 ‘공화국‘으로 만들었음을 강조하며 “공화국의 존립에는 교역로가 필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 교역로는 이승만 대통령이 열었고, 이승만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공화국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짚으며 “이승만 대통령이 파로호 전투에서 이기고 왜 그렇게 좋아했는가를 생각해 보라. 바로 수력발전소가 있던 화천댐 때문이었다. 이곳 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로 경인 지역 공장을 돌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자유민주주의 투쟁의 본질은 교역로, 바꿔 말해 시장을 지키는 데 있고 이는 투쟁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유 대표는 “시민들이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고 정신적, 정치적으로 재무장을 해야만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라며 “냉전 종식 후 30년 동안은 이를 간과해도 번영을 이룰 수 있었고, 그렇기에 우파 정치학교의 필요성이 부각되지 못했으나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