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공격할 때 : 어떤 전쟁인가?

[특집] 중국의 하이브리드 위협과 정치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⑦

최창근
2024년 01월 30일 오후 2:23 업데이트: 2024년 02월 6일 오전 9:50

공격적 현실주의에 기반하여 팽창주의 전략을 구사하는 중국의 위협에 대한 국내외의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몽(中國夢)’의 감춰진 이면은 ‘중화제국(中華帝國)’ 부활, 중화 패권주의하의 세계질서 재편이라 하겠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을 지배하는 중국공산당이 자신들의 이념과 질서하에 세계를 두고자 하는 것입니다.

중국은 이를 위하여 새로운 전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무력과 비(非)무력, 군사와 민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종전의 ‘전쟁’ 개념으로는 정의할 수 없는 수단, 방법을 총동원하는 것입니다.

중국은 ‘하이브리드전’을 전개하여 ‘개방성’을 특징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약점을 공격하고, 나아가 체제 붕괴를 추구합니다. 이 속에서 국내외 중국 문제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중국의 하이브리드 위협과 정치전에 대응하여 민주주의를 지키는 방법을 논의하였습니다.

에포크타임스는 에포크미디어코리아 중국전략연구소와 공동으로 1월 9일~11일 한반도선진화재단, 한국세계지역학회,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한국국가전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국제자유네트워크 2024 국제회의: 하이브리드 위협과 중국의 정치전에 대응하는 방어적 자유민주주의’ 국제 세미나의 핵심 내용을 지상(紙上) 중계합니다.

발제

중국이 공격할 때: 어떤 전쟁인가?

그랜트 뉴스햄_안보정책센터 선임연구위원

중국공산당은 이미 자유세계와 전쟁 중이다. 문제는 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자유세계를 공격해 오고 있다. 지난 30년 이상 중국의 목표는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적을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 그들을 지배하거나 파괴하는 것이다.

베이징(北京)은 필요시 폭력을 사용할 의향이 있다. 이상적으로는 무력에 의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신을 대신하여 다른 대상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서구(西歐)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에서는 총격이 시작될 때만 전쟁이 일어난다. 그 외에는 아무리 치열한 경쟁일지라도 단지 경쟁일 뿐이다. 중국은 적들이 이같이 생각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이 ‘벌이는 일’을 인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전’이라는 용어가 최근 몇 년 동안 뜨거운 주제이다. 다만 사람마다 정의가 다르다. ‘정치전’은 중국이 하는 일의 대부분을 포괄하는, 상대적으로 친숙한 표현이다. 정치전에는 일반적으로 국가 권력이 사용하는 비(非)군사적 도구만 포함된다. 상대를 전복시키고 제압하는 데 사용된다.

하이브리드전은 더욱 광범위하며 군사력 사용을 포함한다. 중국이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제(諸) 분야의 국력을 사용한다는 의미이다. 중국은 자유세계에 맞서고 있고 아직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이행하지 않았고 수년 동안 이 일을 해오고 있다.

중국의 총력 공격을 뒷받침하는 것은 대리전(代理戰)이다. 미국에서는 정치, 경제, 학계뿐만 아니라 군부 엘리트까지 매수한다. 이를 통하여 “중국은 적이 아니다.”는 식의 노선을 홍보하거나 미국 내에서 중국 국익(國益) 증진을 도모한다. 중국에 ‘동정적인’ 조직·단체를 활용한 이른바 통일전선공작을 통해 자국 이익을 증진한다. 이 모든 메커니즘이 수십 년 동안 매우 잘 작동했다.

2009년 당시 미국 태평양사령부 사령관 티모시 키팅(Timothy Keating) 제독은 “항공모함을 보유한 인민해방군 해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답했다. “(인민해방군을) 가능한 한 많이 도와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1990년대 중반 클린턴 행정부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조지프 나이(Joseph Nye, Jr.) 하버드대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중국을 적으로 만들고 싶으면 적처럼 대하라. 중국이 무엇을 하든 무엇을 하려고 하든 상관없이 중국을 친구처럼 대하라.”

2023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시진핑이 400명의 저명 인사들로부터 받은 두 번의 기립 박수를 기억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환영식 만찬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 주요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시진핑은 “중국은 미국과 친구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치열하게 진행 중인 미중 전략경쟁 중에서도 이날 만찬 모임은 성황을 이뤘다. 시진핑이 입장하자 참석자들은 기립 박수를 쳤다.

중국공산당은 미국에서도 ‘디아스포라’를 적극 활용한다. 미국 내 화인(華人)들을 대리인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협력자, 동조자, 중국총영사관 관리, 집행관들(enforcers)을 이용한다. 필요시 미국 거주 중국인을 위협한다. 미국 정책이 중국에 유리하게 만드는 데도 사용한다.

미국 정치계, 기업계의 중국 대리인들은 중국을 세계 무역 체제에 편입하게 만들었다. 산업 분야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되게 하여 힘을 실어 주었다. 이는 제조업을 포함한 미국 사회의 다양한 부문을 파괴했다. 특히 노동 분야가 심각하다. 중국에 호재는 다수 대리인이 이를 바람직하다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산업 스파이도 경제전 범주에 속한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이 좋은 예시다. 중국은 미국의 태양광 발전 기술을 훔쳤다. 풍력발전 기술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중국 기업이 친환경 에너지 분야 하드웨어를 미국 기업은 불가능한 저가에 생산하여 판매한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 기업의 영업 기밀 탈취, 불법 보조금 지급에 대해 의의를 제기하고 있지만 미국 수입 업체가 미국 행정부에 로비를 해서 무산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은 세계 기축 통화 미국 달러화를 무너뜨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분적 성공을 거뒀지만 미국 행정부는 막대한 지출을 해야 했다.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하여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국가 부채는 증가하고 국가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 정부의 과잉 지출, 통제 불능 상태의 국가 부채는 국방 부문에서도 가용 예산을 감소시켰다.

중국산 신종 마약 펜타닐은 지난해에만 미국인 7만 명을 살해했다. 군 복무 연령대 사람도 다수 포함됐다. 미국 정부는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대리인은 이 상태가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미국 언론은 지난 수년 동안 펜타닐 관련 보도나 이슈를 거부했다. 펜타닐의 원산지는 중국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생물학전의 대표적인 예로 간주된다.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를 멈췄다.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정치적 혼란, 사회적 불안을 야기했다. 중국은 광범위한 생물학전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생화학무기도 제작한다.

중국 해커들이 사이버 전선에서 맹렬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스파이 활동도 벌인다. 미국 주요 인프라스트럭처에 침범해 적시(適時)에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 중국 사이버 스파이들은 미국 C-17 대형 수송기, 최첨단 전투기 F-35 설계 도면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J-20이라는 자체 개발 스텔스기를 생산했다.

중국 사이버 요원은 미국 국무부에서 2,300만 건의 정부 인사 기록을 탈취했다. 2016년 당시 인사 관리에 필요한 민감한 인적 정보가 포함됐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이 벌인 일이다.”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베이징을 당황하게 만드는 것이 두려운 듯하다. 이 모든 전쟁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며 강화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미국 선거에 대한 중국의 개입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중국은 미국 법률 체계을 이용하여 정치전, 하이브리드전에 대한 저항을 분쇄한다. 틱톡( Tik Tok) 사례를 생각해 보면 된다. 틱톡은 효과적인 인지전 도구이다. 지난 트럼프 행정부는 틱톡 앱 사용을 금지하려다 미국 내 중국 관련 단체들로부터 고소당했다. 행정부의 사용 금지 명령을 철회하기 위해 미국 법원에서 미국 변호사를 고용하여 법률전을 전개한다. 결과적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시 한 발 물러섰다. 지난 트럼프 행정부의 명령을 번복했다.

최근에는 틱톡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연방 하원 중국특별위원회에 출석해서 증언했다. 그는 회사를 통제한다. 그의 진술은 기만적이고 회피적이었다. 놀라운 일이 아니다. 주목할 점은 틱톡 CEO 뒤에 앉은 대규모 미국 변호사, 로비스트들이다.

중국은 자신들의 목적에 부합하게 법령을 제정하기도 한다. 북극은 국제법상으로는 국가로 인정받지 못한다. 중국은 성공적으로 북극에 잠입했고, 법을 근거로 삼는다.

중국은 다른 국가의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해 경제적 영향력을 도구로 사용해 오고 있다. 저개발국가에서 이러한 경향이 농후하다. 이는 유엔(UN)에서 유용할 수 있다. 소국(小國)이거나 다양한 문제가 있는 국가들이지만 유엔에서는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다.

중국은 점진적으로 유엔과 산하 기구에 직원을 파견한다. 이들은 각기 전문 분야를 담당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형사경찰기구(INTERPOL) 등 국제기구에 중국인, 중국의 대리인, 중국 영향하의 국가 국적 직원 등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는 미국, 자유민주국가의 외교정책과 이해관계가 밀접하다.

미국 대학 캠퍼스 소재 100개 이상 공자학원(孔子學院)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공자학원 다수를 강제로 폐쇄했다. 미국 행정부는 자금 지원을 줄이겠다고 압박했지만 공자학원은 다른 모습으로 다시 등장하고 있다. 더욱 위험한 것은 미국 저학년 학생 대상 교육 프로그램인 공자학당(孔子學堂)이다. 이들 기관은 미국 학교, 청소년에게 중국공산당 일당 독재국가 중화인민공화국은 온화하고 우호적인 국가로 비치게 한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중국이 미국에서 ‘머니 토크(money talks)’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중국 자금 지원, 중국 유학생 대상 등록금 전액 지불 등으로 대학 행정 기구, 교수진을 매수했다.

지나치게 오랫동안 대다수 미국 언론은 중화인민공화국을 과도하게 예우했다. 중국을 취재하는 우수한 기자들도 다수 있었다. 사설이나 오피니언에서 절대다수 미국 주요 매체가 중국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자제했다. 때로는 진정한 신념(信念) 때문에 이러한 일을 한다. 중국의 영향력 투사 공작 때문이기도 하다. 전자는 ‘중국은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신념에 기반한다. 후자는 중국으로부터 괴롭힘 당하거나 주재 기자가 추방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기인한다. 중국을 지나치게 비판하면 광고 수익이 저해될 수 있다는 공포도 있다. 미국 주류 매체의 도널드 트럼프 혐오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심리전 혹은 인지전은 다른 모든 전쟁과 연관되어 있다. 중국식 ‘전쟁’은 특정 사고를 하게 하고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베이징은 미국인의 허영심, 순진함, 탐욕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 외교·경제 정책에 중국의 의도가 반영됐다.

중국을 위협적으로 보지 않는 미국 엘리트의 ‘집착’으로 인하여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시스템의 ‘책임 있는 이해관계자’로 자리매김했다. 40~50년 세월이 흐른 오늘날 중국은 강력한 적수가 됐다. 중국은 실제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를 대체하고자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패닉까지는 아니라도 특정 국가에서는 중국에 대한 두려움, 의존성을 만들었다.

이제까지 언급한 모든 것은 ‘광의(廣義)의 정치전’에 속한다. 여기에 군사 영역이 결합한 하이브리드전이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비 증강과 활동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의 활동은 궁극적으로 ‘정치적’ 문제를 야기한다. 20년 전만 해도 군복을 입은 다수 분석가, 국방 관계자들은 다음 생각을 비웃었을 것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미군의 상대가 될 수 있다. 인민해방군은 맞수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미군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이 모든 상황이 실제 발생했다.

중국은 남중국해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중국 해상민병, 해경, 인민해방군 해군에 더하여 어선단으로 해당 지역에서 실질 영유권을 행사하고 있다. 필요시 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 중국은 인근 해역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폭력성을 보이기도 한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필리핀 해역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 동맹국의 해상·항공 작전을 방해하기도 한다. 인도 국경 지대에서는 인도군과 전투를 벌였고 사상자가 발생했다. 중국은 ‘총을 쐈다(전쟁을 했다)’고 할 수도, ‘쏘지 않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주지할 점은 앞서 언급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인이 ‘총을 쏜다’고 주장하면서 인민해방군의 무력 대응 빌미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중국은 국익을 위해 대리인이 폭력을 대신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쿠바가 좋은 사례이다. 중국은 하마스도 지지한다. 중국은 가자 지구가 불길에 싸인 것을 즐긴다. 중국은 버마, 인도 북동부에서 무장 반군을 지원해 왔다. 네팔에서도 마르크스주의 전사들을 지원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력 투사 능력은 현재로서는 제한적이다. 베이징은 전력 투사를 위해, 항만, 공항 등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고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 교역, 외교 활동을 망라한다.

경제 활동 혹은 뇌물 공여에 수반되는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 투사를 주의해야 한다. 이는 훗날 특정 장소에 인민해방군이 출몰하거나 주둔하는 일로 이어질 것이다. 남태평양 솔로몬제도가 중국과 체결한 협정이 대표 사례이다. 협정은 중국의 남태평양 진출을 위한 발판이다.

우리는 미국인이 정의하는 ‘전쟁’을 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식 전쟁’을 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치전, 대규모 군사 요소가 결합된 하이브리드전이다.

그랜트 뉴스햄(Grant Newsham)

그랜트 뉴스햄 | 한기민/에포크타임스

미국 안보정책센터(Center for Security Policy) 선임연구위원. 미국 프린시피아대(Principia College)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캘리포니아대에서 법무 박사(JD)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해병대 정보장교로서 미국 해병대-일본 육상자위대 연락장교, 주일본 미국대사관 해군무관으로 근무했다. 해병대 대령 예편 후 외교관으로서 아시아 각국에서 근무했다. 현장 경험과 실무 능력을 겸비한 전문가로서 중국의 정치전,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 등을 연구하고 있다. 워싱턴 D.C 소재 외교안보 싱크탱크 요크타운연구소(Yorktown Institute), 도쿄 일본전략연구포럼(Japan Forum for Strategic Studies·JFSS)에 적을 두고 있으며 타이베이에 체류하며 대만의 방위력 실태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다. 대표작으로는 ‘중국이 공격할 때: 미국에 대한 경고(When China Attacks: A Warning to America)’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