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게임 규제 초안 발표…텐센트 주가 70조원 이상 증발

정향매
2023년 12월 22일 오후 8:39 업데이트: 2023년 12월 22일 오후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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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중국 정부가 새로운 온라인 게임 규제 강화 방안을 발표하자 텐센트 홀딩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약 540억 달러(약 70조3080억원) 증발했다. 넷이즈, 비리비리 등 중국 빅테크 회사의 주가도 폭락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이날 이른바 온라인 게임 관리 조치에 대한 의견을 구하기 위한 초안을 발표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게임 개발사는 일일 로그인이나 최초 과금에 대한 보상 혜택을 설정할 수 없다. 게임 유저는 경매 등의 방식으로 게임 아이템을 거래할 수도 없다. 개발사는 유저의 과금 한도를 설정해 서비스 규정에 공지해야 하며 비합리적인 소비 행위를 예방하는 팝업 경고문을 게시해야 한다. 초안은 또 온라인 게임 콘텐츠에는 국가 기밀을 누설하거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내용이 있으면 안 된다고 명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와 관련 “업계 종사자와 투자자들이 중국 당국의 이런 전면적인 규제로 인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중국 당국이 게임 부문에 대한 새로운 단속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해당 초안 발표 후 텐센트 홀딩스 주가는 16% 하락해 지난 2008년 이후 하루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넷이즈, 비리비리 주가도 각각 28%, 6.1% 하락했다. 대부분의 매출을 중국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한국 게임 업체 넥슨의 주가도 8% 하락했다. 

싱가포르 최대 브로커그룹 UOB케이히안(Kay Hian) 홍콩 전무이사 스티븐 렁은 로이터 통신에 “규제 내용 자체보다는 정책적인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며 “업계는 이런 위험이 더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규제로 인해 기본적인 위험 요소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시장에 대한 신뢰가 뚝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20년부터 민간 부문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규제를 시행해 왔다. 민간 부문이 막대한 권력을 축적하면서 무분별하게 확장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당국의 규제로 인해 마윈의 알리바바 그룹을 비롯해 빅 테크 기업들은 잇따라 타격을 입었다. 

중국 당국의 게임 업계 단속은 빅 테크 단속 이전에 이미 시작됐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8년 처음으로 게임 상품 승인을 중단했다. 

2021년 8월 3일 중국 관영 매체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온라인 게임을 ‘정신적 아편’에 비유하며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보도가 공개되자 텐센트 홀딩스 주가는 6.11% 하락했고, 넷이즈 주가도 홍콩, 미국 시장에서 각각 7.8%, 10% 하락했다.  당시 “해당 기사는 중국 당국이 교육 ·부동산 ·첨단기술 업계를 겨냥한 새로운 규제를 시행할 것이라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