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머런 英 외무장관, 이달 재판 앞둔 지미 라이 아들 만났다

릴리 저우(Lily Zhou)
2023년 12월 14일 오후 11:16 업데이트: 2023년 12월 14일 오후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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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부 장관이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지미 라이(75)의 아들을 만났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캐머런 장관은 지미 라이의 아들 세바스티안 라이와 면담했다. 영국 외무부 장관이 지미 라이의 석방을 촉구하며 그 가족과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영국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영국은 홍콩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며 계속해서 지미 라이와 홍콩인들 편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톰 투겐드하트 영국 안보부 장관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해당 성명을 공유하기도 했다.

지미 라이의 아들 세바스티안은 “아버지의 재판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캐머런 장관이 만나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전했다.

이어 “장관으로부터 아버지의 사건이 영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는 말을 직접 들으니 안심이 된다”면서 “영국이 곧 아버지의 즉각적, 무조건적인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머지않아 아버지를 다시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지미 라이의 변호인 측 또한 “캐머런 장관과의 이번 만남은 괄목할 만한 진전”이라며 환영했다.

지난달 외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캐머런 장관은 2010~2016년 영국 총리로 재임한 인물로, 당시 영국은 중국과의 전례 없는 ‘황금시대’ 관계를 과시했다.

그런 캐머런 장관의 깜짝 정계 복귀에 중국은 영국과의 관계가 진전되리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주 캐머런 장관은 “(중국은) 변했다”고 발언하며 다소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 2020년 12월 12일(현지 시간) 지미 라이가 홍콩 법정에 출두하기 전 호송되고 있다.|Kin Cheung/AP Photo/연합뉴스

이와 관련, 홍콩자유재단위원회의 마크 사바 이사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만남을 통해 이미 1100일 가까이 수감 중인 영국 시민 지미 라이의 석방을 요구하는 영국 정부의 공개 선언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미 라이는 영국 시민권자다.

영국 NGO단체 홍콩워치 대표 베네딕트 로저스 역시 에포크타임스에 “캐머런 장관과 세바스티안 라이의 만남을 환영하며 이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 “영국 정부는 옛 영국령이었던 홍콩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캐머런 장관과 세바스티안의 만남은 오는 18일 예정된 지미 라이의 국가보안법 재판을 앞두고 성사됐다. 홍콩 민주화 운동을 대표하는 매체 ‘빈과일보’를 운영하던 지미 라이는 지난 2020년부터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 구금돼 벌써 3년째 감옥에 수감돼 있다.

한편 중국은 곧장 반발하고 나섰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튿날인 13일 지미 라이를 가리켜 “홍콩 혼란의 주범”이라고 부르며 “중국은 영국이 사실과 법치를 존중하고 홍콩 문제와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