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알리바바 지분 매각…중국 부자들 재산 크게 감소

쉬이양(徐亦揚)
2023년 11월 27일 오후 9:46 업데이트: 2023년 11월 27일 오후 9:46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의 가족이 소유한 신탁회사가 알리바바 주식 일부를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부자들이 중국의 경제 발전 전망을 어둡게 보는 데다 당국에 재산을 갈취당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중국 20대 부자의 개인 재산이 올해 들어 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식 웹사이트에 공개된 서류에 따르면, 마윈 가족의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소재 신탁회사인 JC 프로퍼티스와 JSP 인베스트먼트는 21일 알리바바 주식을 각각 500만 주 매각할 예정이다. 시가액은 합쳐서 8억7070만 달러(1조1283억원) 규모다.

16일 당일 뉴욕 증시의 알리바바 주가는 1년여 만에 최대 하락폭인 9.1% 하락하면서 200억 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알리바바는 재무 보고서에서 마윈의 지분율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 2020년 알리바바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7월 2일 기준 마윈의 알리바바 주식 보유량은 2억3386만 주 이상 감소해 지분율이 4.8%로 떨어졌다.

미국에서 정치·경제 분석가로 활동하는 루위안싱(陸遠行)은 지난 19일 에포크타임스에 “마윈이 알리바바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그가 중국의 경제 발전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했다.

루위안싱은 중국의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소비자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떤 업종도 그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며 이럴 때는 주식을 현금화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했다.

그는 또 중국에서 부자는 중국 공산당 당국의 갈취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마윈도 분명 깨달았을 것이라며 “중국 당국은 현재 돈이 없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든 분야에서 돈을 갈취하려 한다. 부자들은 가장 먼저 갈취 대상이 될 것이다. 그래서 마윈은 경영에서 물러나 일종의 은퇴 상태에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중국 재벌들 자산 줄고 순위도 바뀌었다

10월 24일, 후룬(胡潤)연구소는 중국 부호들의 재산 순위를 보여주는 ‘2023년 후룬바이푸방(胡潤百富榜)’을 발표했다. 후룬바이푸에 따르면 지난 9월 1일 기준 자산이 1000억 위안 이상인 기업가는 30명, 100억 위안 이상인 기업가는 628명, 50억 위안 이상인 기업가는 1241명이었다.

후룬차이푸의 2020년 발표에 따르면, 2020년 8월 28일 기준 자산이 1000억 위안 이상인 기업가가 41명, 100억위안 이상인 기업가가 620명, 50억위안 이상인 기업가가 1171명이었다.

결과적으로 올해에는 자산이 50억 위안 이상, 100억 위안 이상인 부호의 수는 2020년에 비해 증가했지만, 1000억 위안 이상의 부호 수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상위 20명의 부자들은 2023년 개인 자산이 전체적으로 34%(1조5000억 위안) 감소했다. 20명 중 16명은 재산이 감소했고, 11명은 상위 20위권에서 탈락했다.

2020년과 2023년 중국 부자들의 자산 비교 | 에포크타임스 제작

중국의 대표 생수 기업 ‘농푸산취안(農富山泉)’의 창업자 중산산(鍾睒睒)은 2020년 후룬바이푸방에 진입해 3위에 올랐다. 그의 자산은 현재 2020년보다 850억 위안 증가한 4500억 위안(약 83조원)으로, 2021년에 1, 2위 IT·전자상거래 거물들을 제치고 중국 최고 부자가 된 후 3년 연속 그 자리를 지켰다.

부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사람 가운데는 쇼핑몰 핀둬둬(拼多多)를 창업한 황정(黃崢)과 인터넷 회사 왕이(網易)를 창업한 딩레이(丁磊)도 있다. 이들의 자산 규모는 중산산의 뒤를 바짝 따를 정도다. 황정의 2023년 자산은 2020년 대비 22.7% 증가했고, 딩레이의 2023년 자산은 2020년 대비 9% 증가했다. 이들 3명은 2020년 상위 20위 부자들 중 자산 증가율 1·2·3위를 차지했다.

2020년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자산 규모는 4000억 위안(약 73조원)으로 4위였으나, 올해 들어 2300억 위안(약 57.5%)으로 줄어 10위로 내려앉았다.

텐센트 창업자 마화텅(馬化騰)의 자산 순위는 2023년에도 2020년과 마찬가지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자산 규모는 2020년 3900억 위안(약 71조원)에서 2023년 2800억 위안(약 51조원)으로 줄었다.

부동산·태양광 업체 기업가 자산이 가장 많이 줄었다

지난 2년 동안 500명에 가까운 기업인이 후룬차푸방에서 밀려났다. 그들은 대부분 부동산 산업, 특히 부채가 높은 부동개발업체, 산업 장비 및 대형 보건 산업의 기업인들이다.

자산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분야는 부동산개발업계다. 지난 1년간 부동산개발업체 완다(萬達)의 왕젠린(王健林) 일가는 자산이 500억 위안(약 9조원) 감소해 감소폭이 가장 컸고, 비구이위안(碧桂園)의 양후이옌(楊惠妍) 일가도 300억 위안(약 5조5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해 자산 규모가 230억 위안(약 31억9000만달러)이었던 훙싱메이카이룽 창업자 처젠싱(車建興)은 기업 자금줄에 문제가 생겨 올해 후룬바푸방에서 탈락했다.

두 번째는 태양광 관련 산업이다. 반도체용 실리콘 재료 기업 허성(合盛)의 뤄리궈(羅立國) 회장, 룽지실리콘 창업자인 리전궈(李振國) 부부 등이 재산 감소폭이 큰 기업인 대열에 합류했다.

식품업계에서도 자산이 큰 폭을 줄어든 기업인이 여럿 있다. 돼지고기 가격이 떨어져 타격을 받은 무위안식품(牧原食品)의 창업자 칭잉린(秦英林) 부부, 첨가물 사건으로 판매율 하락을 겪은 조미료 업체 하이톈(海天)조미식품의 팡캉(龐康) 회장 등이다.

뤼위안싱은 중국 부자들의 재산이 크게 줄어든 이유로 비정상적인 사회 구조를 지적했다.

그는 “많은 부동산 기업이 정경유착으로 성장했고, 또 그 자원으로 더 많은 부를 얻었다. 부동산 시장은 거품이 가득 차 있는 상황에서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로 경기가 급락하면서 무너졌다. 부동산 거물들의 재산이 심각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그는 태양광 산업도 마찬가지 상황이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지난 몇 년간 중국 공산당의 대약진식 투자를 통해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지만 실제로는 그 과정에서 많은 돈이 개인 주머니로 들어갔다. 태양광 업계는 사업을 크게 벌일수록 혜택이 더 많았고, 그 결과 지난 몇 년간 중국의 태양광 제품은 공급과잉 상태에 놓여 있었다. 태양광 시장의 거품이 터지면 업계 거물들의 부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