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미 앞두고, 중국 공산당 폭정 종식 호소
마이크 갤러거 하원 중공특위 위원장도 지지 연설
텐안먼 학생운동 출신도 동참 “민주 중국 건설해야”
지난 1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했다. 같은 날 해외 중국 민주화 운동가들도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공산당(중공)의 폭정을 끝내고 민주주의 중국을 세우기 위해’ 국시(國是·국정 방침)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민주화 운동가인 웨이징성(魏京生), 왕단(王丹), 왕쥔타오(王軍濤)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해외에서 활동하는 민주화운동가·인권운동가·반체제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중국이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사회 불안정을 피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이 붕괴한 이후의 중국의 정치적 미래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 하원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공특위)’ 마이크 갤러거 위원장도 참석해 지지 발언을 했다.
웨이징성 “또다시 중공의 거짓말에 속지 말라”
웨이징성은 ‘현 시국에 대한 우리의 견해’라는 제목으로 연설을 했다. 그는 중공이 극단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경제를 파탄 내 중하층 민중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잇따른 반부패 운동과 군 장성 숙청으로 인해 중상층 관료 및 장교들까지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다며 “이런 사회에서 안정이 유지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웨이징성은 경제 위기를 비롯해 극심한 위기에 처해 있는 중공 정권이 이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이번 APEC 회의를 계기로 또다시 국제사회를 속여 중국에 투자하게 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게 하려 한다며 국제사회가 더는 속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 웨이징성은 서방이 중공과 타협하더라도 중공은 대내외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공은 러시아, 이란 및 기타 테러 조직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중공의 국제적 모험을 멈추게 하는 최선의 전략은 중공의 불공정 무역의 허점을 막고, 중공의 기술 절도 통로를 제한하는 것이다. 또한 중국인들의 인권 및 민주주의 운동을 강력하게 밀어주어 중공 내부의 혁명적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그는 이어 “중국 내 반공산당 세력과 반시진핑 세력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고 이들은 점차 합쳐지고 있다”며 “국제 사회의 관심과 지지는 중국에서 독재 정권을 뒤엎고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중요한 추진력이다. 국제사회가 중공의 거짓말에 속아 돌이킬 수 없는 또 다른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시회의’ 선언문 발표
1989년 베이징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학생 지도자이자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방문학자인 왕단(王丹)이 기자회견에서 ‘폭정을 끝내고, 국가의 기본 방침을 논의하며, 민주 중국을 건설하자(結束暴政, 共商國是, 創建民主中國)’는 제목의 ‘국시회의’ 선언문을 낭독했다.
왕단은 “오늘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 정상들이 모여 세계 발전을 논의하는 이 시점에 우리는 중공의 부패한 폭정을 끝내고 민주주의 중국을 수립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시회의를 개최할 것을 선언한다”고 했다.
선언문의 중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국은 지금 40여 년 이래 가장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 중국 각계는 중공의 폭정과 시진핑 독재가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인류의 수백 년 정치 발전의 성공적인 경험과 중국의 수십 년간의 정치적 재앙은 자유 민주주의 체제만이 폭정을 끝내고, 공민(公民)이 발전의 과실을 공평하게 나누고, 장기적인 평화와 안정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세계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민주주의 중국이 수립돼야 한다. 민주주의 중국을 수립하려면 종합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이 필요하다. 웨이징성, 왕단, 왕쥔타오 등 우리 중국 민주화 운동가들은 오랫동안 분투해온 중국 민주화 운동가들의 사명감 때문에 국시회의를 개회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충분한 인권·민주·정의·법치가 보장되는 미래를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각계가 중공 폭정을 끝장내고 민주주의 중국을 수립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동참할 것을 요청한다.”
중국 민주당 해외지부 책임자인 완쥔타오(王軍濤)는 ‘국시회의에 대한 설명과 방안에 관해’라는 제목으로 연설했다. 그는 헌정 민주주의 건국 계획과 민주주의 혁명을 통한 건국 로드맵이라는 양대 영역에서 3단계 행동 프로세스를 통해 중공의 폭정을 종식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주의 혁명 실천연구 분야에서는 △독재 정권 뒤엎기 △국가권력 인수인계와 과도기 관리 △개헌을 위한 원탁회의 △과거에서 미래로의 전환 △정의와 민주화운동 역량의 발전 및 건설 등을 주제로 민주주의 혁명을 통한 건국 로드맵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하원 중공특위 위원장,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지 표명
하원 중공특위 마이크 갤러거 위원장은 “워싱턴의 많은 중국 전문가는 대만해협이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전장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 중공은 가장 중요한 전장인 ‘당신의 머리’에서 이미 전쟁이 시작됐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중공은 이를 인지전 또는 심리전이라고 부른다.
갤러거 위원장은 이데올로기 방어선이 뚫리면 다른 방어선도 지킬 수 없다며 “미국은 미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은 중국 정부의 국가 이데올로기 선전을 반드시 직시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미중이 경쟁 관계인지 적대 관계인지를 묻자 갤러거 위원장은 “중국 공산당은 미국의 적이자 자유의 적”이라고 답했다. 중국 공산당은 미국뿐만 아니라 자유 세계 전체에 맞서고 있다. 그는 중국 인민은 미국의 적이 아니며 마르크스-레닌주의 조직인 중국 공산당이 미국의 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 인민은 중국 공산당의 주요 피해자라고 전제한 다음,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을 명확하게 구별할수록 중국 공산당에 대응하는 전략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이 주한 중국대사관을 통해 미국 션윈공연단이 한국에서 공연하지 못하도록 극장에 압력을 가한 데 대해 묻자 갤러거 위원장은 중국 공산당이 전 세계에서 초국가적 탄압을 자행하고 있으며 미국은 동맹국들과 힘을 합쳐 글로벌 전략적 관점에서 이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갤러거 위원장은 또 위원회가 중국의 군사 및 기술 분야로 유입되는 미국 자본을 차단하고, 틱톡을 금지하고, 미국 정부의 핵심 부문이 중국과 디커플링하도록 촉구하는 등 향후 수개월 안에 여러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다.
실종된 중국 인권변호사 부인 “시진핑에게 남편 행방 묻겠다”
중국의 저명 인권 변호사 가오즈성(高智晟)이 중국에서 6년 넘게 실종된 가운데 중공 당국은 어떠한 소식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오즈성의 부인 겅허(耿和)는 APEC 정상회의 기간(10~17일) 동안 샌프란시스코에 머물며 시진핑에게 호소할 것이라고 했다.
겅허는 가오즈성이 실종된 지 6년 3개월이 지났고, 가오즈성의 소식을 들으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허사였다고 했다. 그는 “이제 샌프란시스코에서 매일 시진핑을 막아서서 ‘가오즈성이 어디 있느냐’고 물어볼 것”이라며 “가오즈성이 우리에게 전화를 걸게 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이것은 가장 간단하고 하찮은 요구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