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의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가 “중국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 분석을 내놓는 자들을 강력히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일 중국 국가안전부는 소셜 미디어 위챗의 공식 계정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고문을 올렸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국가의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금융 분야를 면밀히 주시해 위법 행위와 잠재적인 위험 요소 등을 선제적으로 파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의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는 존재는 다양하다. 중국의 경기침체나 경제 위기를 예측하는 자, 중국에서 해외로 자금을 빼돌리거나 이에 관여해 중간이득을 취하는 자 등이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은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흔들고 중국 금융 분야의 혼란을 야기할 위험이 있다”며 “이런 ‘금융 범죄’를 법률에 따라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분석 전문가들은 경제 문제에 관한 중국 정부의 이례적인 경고에 주목하며 “중국 경제가 ‘위험한 지점’에 도달했다는 신호”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시사평론가 탕징위안은 지난 4일 자신의 유튜브 토크쇼에서 “이런 움직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명령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방첩기관인 중국 국가안전부가 금융이나 경제 분야에 간섭한 적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계 어느 국가도 방첩기관에 경제 문제를 맡기지 않는다. 방첩기관이 국가의 경제 및 금융을 통제하도록 하는 것은 전례 없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금융 문제
지난달 31일 시 주석은 전국금융공작회의에서 “금융 위험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것은 정부의 ‘영원한 주제’이며, 이에 따라 모든 측면에서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경제학자 리헝칭은 지난 2일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발언을 포함해 금융공작회의에서 나온 모든 정책 및 목표가 실제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중국의 금융 시스템 전체가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으며, 그 위태로운 시스템은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의 시사평론가 리린이는 에포크타임스에 “중국의 금융 분야는 부채 위험, 부동산 위기 등 수많은 위험에 직면해 있다. 그중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자본 유출”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9월 중국의 자본 순유출 규모는 전월보다 약 80% 늘어난 750억 달러(약 97조 원)로 파악됐다. 이는 2016년 이후 최대 규모다.
탕징위안은 “시 주석은 중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에 근본적인 원인이 두 가지 있다고 여긴다. 하나는 미국이 ‘통화 패권’을 통해 중국을 억압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중국 경제를 좀먹는 중국 내부의 사람들이라고 시 주석은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이유에서 중국공산당이 이들을 견제하고, 감독하고, 단속하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리린이는 “중국의 새로운 금융 관련 정책은 이미 중국 내부에서 ‘금융 대란’이 시작됐음을 보여준다”며 “이제 중국공산당은 중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처벌할 뿐만 아니라, 자본 유출에 관여하는 사람들도 임의로 체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런 강압적인 조치는 중국인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려 자본 유출을 더욱 가속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