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극장에서 미국 션윈(神韻) 예술단의 공연이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한 중국공산당의 방해 공작은 다년간 이어져 왔다.
이와 관련해 중국공산당의 한 관리가 “중국 정부는 션윈예술단의 한국 공연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시인해 파장이 일고 있다.
주한 중국대사관 공보관 장자판(張嘉凡)은 에포크타임스의 자매 매체 NTD에 “중국대사관은 션윈 공연에 반대하는 중국의 입장을 한국 측에 알려 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중국)는 션윈예술단이 한국에서 공연하도록 허가하는 것이 ‘합법적’이지 않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이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어가려는 정치 공작과 해외에서 활동하는 예술단에 대한 방해 공작 등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션윈예술단은 고전무용 및 음악을 통해 5000년에 걸친 중국 문화유산을 재현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다.
동일한 규모의 8개 션윈예술단은 매년 전 세계를 순회공연하며 미국 뉴욕의 링컨 센터, 워싱턴 D.C.의 케네디센터 오페라 하우스, 프랑스 파리의 팔레 데 콩그레 등 세계 최고의 공연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이런 션윈예술단을 ‘표적’으로 삼고 전화, 공문, 방문 및 기타 방법을 총동원해 20년 가까이 방해 공작을 펼쳐 왔다.
중국공산당은 션윈 공연이 중국의 고전문화를 재현하고 파룬궁 수련자 등 종교적 신자에 대한 박해가 포함됐다는 등의 이유로 중국 내 공연을 금지했다.
장 공보관은 “중국 정부는 한국 기업이나 정부 관계자들을 협박하는 등의 강압적인 방법을 절대 쓰지 않는다”며 “우리(중국)는 그저 그들이 모르는 진실을 알려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에포크타임스가 입수한 문서에는 션윈 공연을 방해하기 위한 중국의 ‘강압적인’ 공작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이 문서에는 공연장 측에서 션윈 공연을 허가할 경우 재정적, 외교적 불이익이 따를 것이라는 중국대사관의 협박도 증거로 남아 있다.
그중 한 가지 사례로 한국 인천문화예술회관의 경우를 들 수 있다. 한국 주관사 측에 따르면 인천문화예술회관은 내부 회의를 거쳐 공연을 허가할 경우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대관을 거부했다.
또한 2016년 중국대사관은 서울 KBS홀을 소유한 한국방송공사(KBS)에 여러 차례 공문을 보내 “션윈예술단과의 대관 계약을 취소하라”고 강하게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응한 KBS는 일방적으로 공연을 취소했고, 션윈 한국 주관사는 KBS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처음에는 션윈 측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법원은 KBS가 션윈 공연을 허가할 경우 중국 콘텐츠 시장에서 입을 잠재적 피해와 그로 인한 금전적 손실 등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판결을 뒤집었다. 당시는 공연을 불과 48시간 앞둔 시점이었다.
주관사는 모든 티켓을 환불해야 했고, 결국 그해 KBS홀에서의 션윈 공연은 무산됐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NTD에 “이 사건은 중국이 재정적, 외교적 불이익 등을 무기로 한국에 간섭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이는 한국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과 자유에 대한 노골적인 간섭”이라며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을 악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 전쟁
니콜 말리오타키스 미 하원의원(공화당·뉴욕주)은 NTD에 “중국공산당이 유엔에 대한 간섭, 소규모 국가를 상대로 한 ‘부채 함정’, 미국 대학의 국비 지원 어학 프로그램과 비밀경찰서 운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제무대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공작을 장기간 펼쳐 왔다는 점은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중국공산당이 중국의 전통문화, 특히 공산주의 이전의 전통문화를 공유하는 공연장에까지 이런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중국공산당은 예술공연을 포함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에 계속 대응하고 맞서 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서 한국의 정치 및 경제 시스템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타라 오 부연구위원은 NTD에 “중국의 간섭 및 방해 공작은 ‘문화 전쟁’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션윈 공연을 저지해 한국인들이 전통문화를 향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녀는 “션윈에 대한 중국 정권의 두려움은 ‘통제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중국공산당은 강압과 통제를 통해 권력을 쥐었다는 점을 은폐하고, 자신들이 ‘합법적이고 정통성 있는 정권’이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런데 ‘공산주의 이전의 전통문화’를 재현하는 션윈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협한다고 여기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션윈 공연이 열리지 못하도록 방해 공작을 펼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한 말리오타키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지도자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미국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특정 분야에 한해서는 중국에 의존해 온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우리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말리오타키스 의원은 “미 하원의원이자 세입위원회의 일원으로서, 중국의 압력으로 인해 한국에서 미국 예술단의 공연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유감이라는 뜻을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녀는 한국의 정부 관계자들이 이 상황을 바로잡아 하루빨리 션윈예술단이 한국에서 자유롭게 공연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마지막으로 “션윈은 공산주의 이전의 중국 문화를 계승하고 재현하는 아름다운 전통 예술이자 5000년 중국의 문화유산이므로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이를 향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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