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중국을 넘어 전 세계에 고난 조성” 美 전문가들

정향매
2023년 10월 21일 오전 10:43 업데이트: 2024년 01월 27일 오후 9:29

美 전문가들 ‘中 공산당의 인권 침해에 대한 문책’ 강조

지난 17~18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공산주의 희생자 기념재단(VOC)이 주최한 ‘차이나 포럼’이 열렸다. 

VOC는 미국인에게 공산주의의 역사·이념·유산에 대해 교육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단체다.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의 본질과 미·중 관계의 주요 이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매년 ‘차이나 포럼’을 개최한다. 

올해 포럼에 발표자로 나선 매슈 포틴저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은 중국 공산당 정권이 중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에게 고통을 안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차이나 포럼’에 발표자로 나선 매슈 포틴저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 | VOC 영상 캡처

그는 “지난 한 세기 동안 공산주의 정권으로 인해 전 세계 1억 명이 비정상적으로 사망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중국 공산당이 조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거짓 정보 제공, 펜타닐 등 합성 오피오이드 수출,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학살 등 중국 공산당이 저지른 일들은 전 세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지난 2000년 이래 중국 공산당에 의한 사망자 수가 지난 세기 동안의 사망자 수를 초월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초래한 고난은 더 이상 중국 본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전 녹화 영상으로 포럼에 참여한 미국 연방하원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국 특별위원회)’ 위원장 마이크 갤러거 공화당 하원의원은 “중국 공산당은 인도·태평양 국가, 대만뿐만 아니라 미국의 주권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 녹화 영상으로 포럼에 참석한 미국 연방하원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국 특별위원회)’ 위원장 마이크 갤러거 공화당 하원의원(오른쪽) | VOC 영상 캡처

또 “중국 공산당은 초국가적 탄압에 가담하고, 미국에 중국 비밀경찰서를 설립했으며 미국 캠퍼스 내에서 학생을 위협·공격했다. 이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주권과 가치를 수호해야 한다’는 것을 더 심각하게 인식하게 됐다”며 “가치관을 지키기 위한 경쟁의 핵심은 인권 문제”라고 강조했다. 

유엔 미국 대사를 지낸 앤드류 브램버그 VOC 회장은 “중국 공산당이 자유시장경제와 글로벌 통합에 참여함으로써 정치적으로 개방될 것이라는 기대는 이미 오판으로 판명됐다.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의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했다. 

유엔 미국 대사를 지낸 앤드류 브램버그 VOC 회장 | VOC 영상 캡처

그는 “불행히도 지난 30년간 국제 사회가 중국 당국에 대한 문책이 없었다”며 “1989년 6·4 톈안먼 사건 발발 후 국제사회는 중국 당국의 책임을 묻지 않았고,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에도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국제기구를 기만하고 국제 협약을 위반했으며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했음에도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미국과 기타 서방 국가는 중국의 이런 행위에 대처하는 정책을 수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중국은 깨달았다”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 당국의 신장 위구르족 탄압을 집중 조명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지난 2014년 중국 관리들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연설에서 “모든 독재 수단을 동원해 테러, 침투, 국가 분열주의에 대한 총력전을 벌이라”며 “절대 자비를 베풀지 말라”고 지시했다. 중국 당국은 해당 연설의 내용을 극비에 부쳤다. 

이후 중국 당국은 이른바 ‘재교육’을 명분으로 신장 위구르족을 포함한 무슬림 소수민족을 수용소에 감금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2017년 중국 당국의 소수민족 탄압이 본격화한 이래 최소 100만 명이 수용소 신세를 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수감자가 자기 민족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문하고 강제노동에 동원하고 있다. 어린이는 이른바 ‘보육원’에서 재교육을 받게 하고 여성에게는 강제 불임 수술을 했다. 

이런 정책으로 인해 위구르족의 문화가 체계적으로 파괴되고 있다. 

VOC의 중국연구 책임자 겸 선임연구원 아드리안 젠츠 박사에 따르면 신장 지역의 강제노동은 주로 두 가지 형태로 이뤄진다. 하나는 수용소에 수감해 놓고 노역을 시키는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인력을 특정 지역으로 강제로 옮겨 노동을 시키는 형태다. 신장 수용소에서 노동 현장으로 이송된 강제 노동자는 최소 50만 명에 이른다. 이들 노동자는 면화, 폴리실리콘 등의 생산에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노동기구(ILO) 등이 개발한 다수 지표는 노동자에 대한 경제적 착취에 초점을 두고 있어서 위구르족의 강제노동 규모를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VOC의 중국연구 책임자 겸 선임연구원 아드리안 젠츠 박사 | VOC 영상 캡처

미국 연방 상원은 2021년 7월 14일 만장일치로 신장 생산품 수입을 금지하는 ‘위구르 강제노역 예방 법안(UFLPA)’을 통과시켰다. 중국 당국의 위구르족 탄압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해당 법안은 그해 말 공식 발효됐다. 

미국 무역구제법 집행국 강제노동부 책임자 브라이언 혹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9월 말까지 미국은 UFLPA에 근거해 19억 달러(약 2조5700억 원) 가치에 달하는 5000건 이상의 화물 수입을 차단했다. 

그는 “UFLPA을 원활하게 시행하기 위해서는 법 집행 기관 간의 공조 강화는 물론 국제사회, 민간 단체,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