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반대 안 한다…효능에 대한 토론의 장은 필요”
“접종 거부하는 직원 해고하느니 차라리 감옥 갈 것”
엑스(X·구 트위터)의 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일론 머스크가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 후 “(부작용으로) 거의 입원할 뻔했다”고 밝혔다.
현재 X는 유럽연합(EU) 관리들에 의해 “최대 가짜뉴스 유포자”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머스크는 이와 관련 “언론의 자유”를 강조하며 백신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마스크는 자신의 X 계정에 “이 정보(dis information)에 대해 들어보셨나요?”라는 질문과 함께 백신의 효능에 의문을 제기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에는 “(백신은) 100% 효과적”이라고 단언하는 코로나19 유행 초기 각종 뉴스 헤드라인을 보여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효과가 떨어지는 과정을 소개했다.
‘허위정보(disinformation)’란 영단어를 이용한 일종의 언어 유희로 백신에 관한 보건당국과 주류 매체가 백신에 관한 가짜뉴스를 퍼뜨린 장본인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머스크는 이 게시물에 달린 댓글에 “코로나 자체가 아니라 백신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고 호소하며 자신도 3차 접종 후 강한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영상 후반부에는 ‘mRNA 코로나 백신은 5개월 후 47%밖에 효과가 없었나?’라는 제목과 함께 ‘스웨덴과 덴마크, 모더나의 청소년용 코로나 백신 중단’과 같은 부정적인 뉴스들이 소개됐다.
마지막에는 추가접종 요구가 거듭되는 사이 급성장하는 백신 제조사의 수익성을 강조하는 제목이 실렸다.
Have you heard dis information?
pic.twitter.com/sHljBLYNfq— Elon Musk (@elonmusk) September 26, 2023
백신 효능의 저하를 지적한 머스크의 게시물에는 수많은 비난 댓글이 달렸고, 여기에는 정치 평론가 에드 크라센스타인 등 일부 유명인들도 포함됐다.
크라센스타인은 “효과 감소는 새로운 변종이 출현하고 백신 면역력이 점차 낮아진 결과다. 물론 100% 효과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어떤 백신도 100% 완벽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머스크는 자신이 백신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며, 백신만 맞으면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접종을 강요하는 것에 대한 반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내가 우려하는 것은 백신과 여러 번 추가 접종을 받아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요구다. 그것은 엉망진창이다”라고 크라센스타인의 비난 댓글을 반박했다.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명령을 무효화한 미 연방대법원의 결정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지난 작년 1월, 대법원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한 대기업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 및 매주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도록 명령한 바이든 대통령의 조치를 “과도한 권한 행사”라고 판단한 바 있다.
머스크는 “(대법원이 아니었더라면) 많은 기업이 백신 접종을 거부한 사람을 해고해야 했을 것”이라며 “백신 접종을 원하지 않는 좋은 인재를 해고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내가) 감옥에 가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해외 여행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백신 접종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1, 2회 접종 때는 “가벼운 감기 증상”을 경험했지만 “세 번째는 거의 병원에 갈 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 자체가 아니라 백신 접종이나 코로나 치료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이 얼마나 더 많을까?”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백신은 기존 백신과 다른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로 제조됐다. 이 기술은 죽거나 약해진 바이러스를 주입해 인체가 면역력을 획득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인체 세포를 일종의 부분적인 바이러스 공장으로 만들어 면역 반응을 일으키도록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백신 제조사가 자연적인 mRNA가 아닌 인공합성된 modRNA를 사용한다고 지적한다. mRNA는 인체에서 금방 분해되고 특정 유형의 세포에만 발현하지만, modRNA는 수명이 길고 침투력이 강해 거의 모든 유형의 세포에서 발현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3~4년 차에 접어들면서 그 부작용이 당초 거론되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데이터가 속속 나오고 있다. 잘 알려진 심장염 외에 피부 장애, 이명, 시각 장애, 혈액 응고(혈전), 심지어 사망까지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머스크는 “백신을 믿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어떤 치료법이 잠재적으로 질병 그 자체보다 더 나빠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효과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를 봉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개시 후 오프라인, 온라인에서는 백신의 효능을 의심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를 “비과학적”, “가짜뉴스”라고 억누르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시급한 전염병 대응을 방해하는 ‘죄인’ 취급을 하기도 했다.
EU 집행위원회의 베라 주로바 부위원장(부총리 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X를 지목해 “오보와 허위정보가 가장 많이 올라오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유튜브)과 같은 경쟁사와 달리, 머스크의 X는 EU의 자발적 허위정보 방지 노력인 ‘허위정보에 관한 2022 행동강령’에 참여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이 규범은 구속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율규제에 참여하는 기업은 EU의 ‘디지털 서비스법’에 따라 충족해야 할 일부 요건이 완화된다.
‘디지털 서비스법’은 8월 말부터 시행됐으며, EU 지역에서 45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대형 테크 플랫폼에 적용된다. 엄격한 콘텐츠 규제안을 담고 있다.
주로바 부위원장은 “마스크는 행동강령을 따르지 않지만, 이제 디지털 서비스법이 시행되므로 안심할 순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