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국군의 날 시가행진…윤 대통령 빗속 시민·군과 나란히

한동훈
2023년 09월 26일 오후 5:00 업데이트: 2023년 09월 27일 오전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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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을 기념하는 도심 시가행진에 직접 참여했다.

이날 서울 숭례문과 광화문 일대,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기념행사가 열린 가운데, 윤 대통령은 광화문 광장 관람무대에서 내려와 국군장병, 초청인사, 시민들과 함께 걸었다.

국군의 날 시가행진은 문재인 정부 때 중단된 이후 10년 만에 처음 재개됐다. 대통령이 직접 시가행진에 참여한 것도 사상 처음이다.

시가행진에는 병력 3700여 명과 군사장비 46종 170여 대가 동원돼, 서울 숭례문부터 광화문 광장까지 이뤄졌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시가행진을 지켜보고 있다. 2023.9.26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앞서 마지막 시가행진이었던 박근혜 정부 시절의 6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진은 병력 4500여 명, 장비 37종 105대가 동원된 가운데 서울시청과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된 바 있다.

이러한 시가행진은 1998년 이후 5년마다 열렸으나 문재인 정부 때 중단됐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70주년 행사 때는 시가행진과 열병식이 없어지고 연예인 공연, 야간 에어쇼 등으로 채워졌다.

윤석열 정부는 이번 국군의 날이 건군 75주년 겸 한미동맹 70주년’이라는 점에서 ‘국군과 국민이 화합하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 시가행진을 부활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윤 대통령이 행사 끝 무렵 비가 내리는 가운데 행렬에 함께한 것도 이같은 취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시가행진 마지막은 한국형 3축 체계 전력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패트리엇 미사일, 국산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 등이 등장했다.

건군 75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이 열린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지대지미사일 현무가 이동하고 있다. 2023.9.26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특히 마지막 순서로 지하 100m 김정은 벙커도 초토화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급 위력의 현무-5 실물이 최초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당초 예정했던 F-35A 스텔스 전투기와 F-15K 등 공중 전력 비행과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편대 비행, 한미 최정예 요원 200명의 전술 강하 시범이 취소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비를 맞으며 국군, 국민과 함께 걷는 모습은 한반도를 둘러싼 불투명한 정세 속에서도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인상 깊은 장면으로 남겨졌다.

건군 75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이 열린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광화문 광장 관람무대에서 내려와 육조마당으로 국민들과 함께 행진하고 있다. 2023.9.26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날 행사에는 유독 ‘최초’가 많았다. 미 8군 주한미군 장병 300여 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주한미군 전투부대원이 시가행진에서 한국 장병들과 같이 걷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보여주는 취지로 참가했다.

또한 군 당국에 따르면, 앞서 이날 오전 행사에는 탈북 국군포로 네 분도 초대를 받아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사상 처음이다.

정부 관계자는 “즉각 운용할 수 있는 압도적인 첨단 무기, 싸워 이기겠다는 장병들의 결연한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했다”며 “이는 ‘힘에 의한 평화’를 이루겠다는 대한민국의 의지를 나타내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