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임금의 세 배를 제시하며 인공지능(AI) 개발 자문을 맡아달라는 중국 대리인의 요청을 거절했다. 중국 당국의 인재 포섭 덫에 걸리고 싶지 않았다.”
홍콩 출신 벤자민 펑 캐나다 맥길대학교 정보학과 교수가 캐나다 의회 과학위원회에 이같이 증언하며 중국 당국의 ‘인재 포섭 프로세스’를 폭로했다고 지난 24일(현지시간) 캐나다 매체 웨스턴스탠더드가 보도했다.
맥길대 정보학과 캐나다 연구 책임자를 맡고 있는 펑 교수는 캐나다 최고 컴퓨터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주로 AI, 사이버 보안, 악성코드 등을 연구한다.
매체에 따르면 중국 당국과 중국 회사들은 지난 몇 년간 펑 교수를 포섭하려고 여러 번 시도했다.
지난 2018년, 한 중국 국영기업은 펑 교수에게 맥길대 교수로 근무하면서 기업 자문역을 겸직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해당 기업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펑 교수가 자문역으로서 무슨 일을 해야 되냐고 묻자, 중국 측 관계자는 “이메일에 답장만 해달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 대가로 맥길대 교수 연봉의 3배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는 중국 당국의 ‘미끼 던지기(feed)→덫 설치하기(trap)→죽이기(kill)’ 인재 포섭 프로세스의 첫 단계에 속한다”며 “이 단계에서 중국 측은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해 목표 인물을 유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회사는 우리 대학원생 몇 명에게도 접근했지만, 다행히 유혹에 넘어간 학생은 없었다”면서도 “교수들이 중국 당국이 설치한 덫에 걸린 사례는 여러 번 목격했다”고 했다.
펑 교수에 의하면 중국 당국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은 교수는 먼저 연구팀 인력을 확충한다. 연구팀을 중국 자금에 의존해 운영하는 순간 해당 교수는 중국 당국의 포섭 함정에 빠진다. 이때부터 중국 측은 이 교수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기 시작한다.
교수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중국 측은 마지막 단계인 ‘살육’ 전략을 펼친다. 모함을 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다.
펑 교수는 중국 정보요원이 중국인 유학생을 압박하는 수단도 폭로했다.
그는 “캐나다에 온 다수 중국 유학생은 중국 장학생 위원회를 통해 중국 정부 전액 장학금(CSC 장학금)을 지원받으며 공부하거나 학술 연구에 참여한다”며 “학생이 중국 당국의 이른바 ‘규칙’을 위반하거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중국 당국은 학생 가족에게 장학금 상환을 요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학생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비합리적인 조건으로 자금 지원을 받으며 부당한 압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