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외교관 “중국서 선물 받은 다기세트 안에 도청기가”

정향매
2023년 09월 21일 오전 9:37 업데이트: 2023년 09월 21일 오전 10:08

“중국이 영국 외교관을 감시하기 위해 도청 장치를 설치한 다기세트를 선물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 대중지 ‘더선(The Sun)’이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선물을 받은 주(駐)베이징 영국대사관 직원들은 다기세트가 깨지면서 이 사실을 발견했다. 

한 소식통은 매체에 “대사관 직원들은 문제의 다기세트를 작별 선물로 받고 예뻐서 영국으로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중국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 다기세트를 사용했다”며 “어느 날 설거지하던 중 다기세트을 바닥에 떨어뜨렸는데, 깨진 도자기 조각을 주으려다 다기 안에 숨겨진 녹음 장치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도청 장치로 인해 기밀이나 민감한 정보가 유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면서도 “이 일을 통해 중국 당국이 기밀을 훔치려는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엿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9일 영국 의회의 연구원이 중국 당국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 풀려난 일이 있었다. 

이 일이 알려지자 영국 정부는 영국 내 공자학원 퇴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공자학원은 중국 당국이 ‘외국인에게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홍보하겠다’는 명목으로 해외에 광범위하게 설치한 이른바 ‘교육 기관’이지만, 중국 공산당이 공자학원을 세뇌 선전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의회 정보안보위원회(ISC)는 지난 7월 중국 당국이 영국에 국가 안보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당시 ISC는 중국 공산당이 모든 영국 경제 부문에 침투하려고 한다며 영국 정부는 이에 대처할 자원,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는 이와 관련, 지난 14일 발간한 ‘ISC 보고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라는 문서에서 “정부는 중국 당국이 영국의 안보, 번영 및 가치에 가하는 체계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도구, 전문 지식 및 지식을 갖추기 위해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을 두 배로 늘리고, 중국 당국으로 인한 장기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 전반에 걸쳐 전문성을 계속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