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케임브리지, 10년간 35억원 받고 中 항공우주기업과 협력

정향매
2023년 09월 06일 오후 8:19 업데이트: 2023년 09월 06일 오후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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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순수 민간 협력’ 제안…英 정부 검토 후 진행”
“9월말부터 협력 중단…미사용 지원금은 반환할 것”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군사 기술을 개발하는 중국 국영기업과 협력해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학교 측은 중국 기업과의 협력을 곧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광둥어판은 영국 연구기관 ‘영국중국 투시(英中透視·UKCT)’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UKCT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케임브리지대는 지난 2013년부터 중국 최대 항공우주기업 국영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 산하 ‘베이징 항공우주 제어 장치 연구소(이하 중국 연구소)’와 협력해 왔다. 

양측은 광섬유 감지, 디지털 안테나 시스템, 광전자 발진기 등 항공우주 공학 연구, 스마트 제조 기술 연구 등을 함께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측은 케임브리지대 ‘첨단 광자학·전자학 센터(APEC)’에 264만 달러(약 35억 원)원을 지원했다. 

APEC 운영위원 중에는 CASC 연구원 왕웨이(王巍)도 포함됐다. 제13회 중국 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이기도 한 왕웨이는 중국인민해방군 총군수부와 협력한 이력이 있다. 

그러나 APEC 홈페이지에는 CASC와의 관계를 밝히거나 양측 협력 프로젝트를 소개한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

UKCT는 이런 정황을 근거로 케임브리지대에 중국 연구소와의 관계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학 측은 2013년 협력 시작 초기부터 중국 연구소의 배경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영국 정부가 베이징 주재 영국 대사관을 통해 해당 프로그램을 검토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당시 중국 연구소 측이 “군사 사업과 민간 사업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영국 대학과는 순수 민간 차원에서 협력하고자 한다”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케임브리지대는 또 UKCT에 “내부 검토 결과, APEC의 프로젝트는 모두 교내 심사를 거친 후 진행됐으며 수출 규제 심사도 통과했다. 이 가운데 군사 또는 군사·민간 이중 분야에 사용하는 기술과 관련된 프로젝트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 2018년부터는 새로운 협력 프로젝트가 없었다”며 “9월 말부터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중단할 예정이며 미사용 보조금 150만 달러(약 20억 원)를 중국 측에 반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