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너지 산업, 멸종위기 동물의 무덤” 내부자 폭로

소피 리(Sophie Li)
2023년 08월 17일 오후 1:30 업데이트: 2023년 08월 17일 오후 3:59

미국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친환경에너지 산업이 생태계에 미칠 잠재적인 위험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2045년까지 탄소 중립을 100%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뒤, 화석연료 발전소를 줄이고 자동차 배출가스를 규제하는 등 ‘탈탄소화’를 추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주 내 에너지 생산량의 약 35%가 재생 에너지로 대체됐다.

그런데 캘리포니아 어류 및 야생동물국의 전 관리자인 존 베이커는 “지구와 환경을 보호한다는 친환경에너지가 오히려 야생동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중에서도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친환경에너지 전환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친환경’이라는 이름으로 야생동물들을 해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친환경에너지 생산을 우선시함에 따라 야생동물을 보호할 권한이 사라졌다”고 호소했다.

또 “정부는 ‘친환경’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게 하면서, 그로 인한 파급효과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생태계 파괴로 인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는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베이커의 설명에 따르면 친환경 정책의 영향으로 독수리, 매 등 포식성 조류가 상당수 희생되고 있다.

그는 “풍력 터빈으로 인해 수많은 조류가 목숨을 잃고 있다. 특히 독수리, 매 등의 포식성 조류는 번식 속도가 느려 개체 수가 적기 때문에 이런 위협이 더욱 치명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풍력 터빈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새 | Courtesy of John Baker

미국조류보호협회의 풍력 에너지 캠페인 책임자였던 조엘 메리먼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68만 마리의 새가 풍력 터빈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

메리먼은 “현실적인 문제로 모니터링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는 더 많은 수의 조류가 희생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야생동물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은 풍력 발전소만이 아니다. 태양광 패널도 야생동물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캘리포니아 사막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로 인해 야생동물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빈번히 발생했다. 새들이 반짝이는 태양광 패널을 ‘물웅덩이’로 착각하고 접근했다가, 뜨거운 반사열에 치명적인 화상을 입기도 한다.

비영리 사막보호단체인 ‘유역 및 다양성 감시’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소는 사막거북 등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생물다양성을 훼손하고 있다.

단체 측은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보전을 위해 사막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베이커는 “입법 과정에서 청정에너지에 대한 ‘특혜’가 분명히 존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권력을 쥔 정치인들은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말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끊어버리는 방식으로 원하는 바를 이루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결국 과학자들은 그 내러티브에 순응하며 ‘기후 변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야생동물이나 생태계 문제는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