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등 78개국 해제하면서 한국 포함
“침체된 내수시장 살리기 위한 조치” 관측도

사드 배치를 빌미로 중단됐던 중국인의 한국 단체여행이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다. 중국에서 한국 관광상품 판매가 허용되는 것은 2017년 3월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10일 중국 문화여유부는 한국, 미국, 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외교부와 일본 외교부에도 이 같은 내용을 사전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를 종료한 직후인 올해 초부터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단계적으로 허용해 왔다. 지난 1월에는 1차로 태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몰디브 등 20개국 여행상품 제한을 풀었고 3월에는 2차로 베트남, 스페인, 이탈리아, 덴마크, 프랑스 등 40개국에 같은 조치를 했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은 1·2차 단체여행 허용국에서 제외되면서 한중 비자 갈등 문제와 한국 내 반중감정 고조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3차 조치로 78개국이 추가되면서 중국은 이제 자국 온·오프라인 여행업체에 총 138개국 여행상품을 자국민에게 판매하도록 허용하게 됐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17년 3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 여행업체에 한국행 단체여행 상품 판매를 제한하는 방식을 취했다. 2019년 하반기 베이징 등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한국행 단체여행 상품 판매를 재개했지만 이듬해 1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여행객 발길이 끊겼다.

일각에서는 한국행 단체여행을 허용한 이번 조치에 대해 경제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이 부진에 빠진 내수시장을 살리기 위해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타개책을 마련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체 여행을 풀어줄 테니 한국도 관광객을 많이 보내주길 바란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이번 조치와 동시에, 올 연말까지 중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에 대한 지문채취를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에 입국하려는 모든 이는 열 손가락 전부 지문을 등록해야 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2021년 1월29일부터 시행됐지만 ‘제로 코로나’ 폐기 이후에도 유지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