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2개월 연속 흑자…수출은 10개월째 감소

지난달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16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반도체 부진으로 수출은 전년 대비 1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1일 ‘2023년 7월 수출입동향’을 통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503억3000만 달러(약 64조2966억 원), 수입은 487억1000만 달러(약 62조2270억 원)로, 16억3000만 달러(약 2조823억 원)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7월 수출은 1년 전(602억 달러)보다 16.5% 감소한 503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10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반도체 수출이 34.0% 급감한 탓이다.
반도체 업황 부진 외에도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제품・석유화학 단가 하락, 작년 7월 수출이 역대 7월 기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역기저 효과 등이 수출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품목별로는 자동차(+15%), 일반기계(+3%), 가전(+3%) 등 3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는 역대 7월 수출 실적 중 최고치를 경신했고, 일반기계도 글로벌 설비 투자 확대에 따라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무역수지 흑자를 이끌었다.
다만 반도체(-34%), 석유제품(-42%), 석유화학(-25%), 철강(-10%) 등의 수출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EU·미국·중국·아세안 국가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산업부는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중국·아세안 수출이 부진했다”며 “이에 따라 이들 국가의 중간재 수입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중국 무역수지는 올해 3월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다.
무역수지가 2개월 연속 흑자 반등에 성공했지만, 수출 감소 폭(-16.5%)에 비해 수입이 더 크게(-25.4%) 줄면서 ‘불황형 성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치상으로 보면 경제가 성장했지만, 수출 증대로 인한 성장보다는 수입 감소 폭이 확대되면서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이 개선된 효과를 본 셈이다.
7월 수입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25.4% 줄어든 487억1000만 달러(약 62조2270억 원)를 기록했다. 원유(-46%), 가스(-51%), 석탄(-46%) 등 에너지 수입이 47% 줄면서 하락세로 이어졌다. 이 밖에도 반도체, 철강 제품, 반도체 장비 등 주요 품목의 수입이 16.6% 감소했다.
반면 이차전지의 필수 원료인 수산화리튬(46.8%)·탄산리튬(52.7%) 수입은 대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무역수지가 6월에 이어 7월에도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흑자 기조 유지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자동차·일반기계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고, 반도체 또한 점진적 회복세에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산업부는 첨단 전략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과 적극적 투자 유치를 통해 수출 확대 기반을 강화하고,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 정착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