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불황, 日 ‘잃어버린 10년’보다 심각” 전문가 분석

케인 장(Kane Zhang)
2023년 07월 31일 오후 8:01 업데이트: 2023년 08월 07일 오후 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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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고속 성장 시대는 끝났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를 기대했던 중국 경제에 빨간불이 커졌다.

경제 3대 동력으로 꼽히는 투자, 소비, 수출이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부동산 침체 및 지방정부 부채 증가 등 악재가 겹쳐 ‘장기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기 디플레이션은 경제가 성장동력을 잃고 장기간 침체되는 가운데 물가지수가 하락하는 현상으로,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의 일본 경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일본의 경제 상황은 약 10년간 성장을 멈추고 불황의 늪에 빠져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렸다. 일본 경제의 제자리걸음은 그로부터 30년째 이어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경제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초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한 경제학자는 중국 경제의 상황이 1990년대 일본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비관론까지 내놓았다.

중국이 올해 2분기 경제지표를 발표한 직후 서방 언론은 “중국의 1분기 경기 반등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잃어버린 10년’은 이미 시작됐다”고 내다봤다.

일본과 다른 중국의 경제상황

경제 전문가인 프랭크 티안 시에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심각한 불황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중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한다”며 “실제로 비슷한 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시 일본은 부동산 및 주식시장의 버블 붕괴를 경험했고, 이로 인해 일본 경제는 장기간 성장 둔화의 늪에 빠졌다”며 “그렇게 잃어버린 10년은 20년, 30년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다만 일본 버블 경제의 주요 원인은 기업의 과잉 투자와 무리한 확장이었으며, 버블 붕괴 이후 일본 정부는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이와 반대로 최근 중국 경제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은 정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시에는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지방정부들은 대부분 부동산 개발 및 투자에 관여해 왔다”며 “현재 부동산 침체의 여파로 부채가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다. 이는 곧 모든 중국인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은 수출입이 크게 감소하고 내수가 부진하지만, 1990년대 일본에는 이런 문제가 없었다”며 “당시 일본인들의 소비 수준에도 문제가 없었으며, 최근의 중국처럼 실업률도 높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과 일본의 경기불황에서 유사한 점은 ‘표면적으로’ 부동산 버블이 붕괴됐다는 사실”이라며 “본질적인 측면을 파고들어 보면, 두 나라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시에는 중국에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실업률이 치솟는 등의 경제적 악재가 장기간 지속하면 정치 및 사회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수출, 수입, 소비자물가지수, 청년 실업률 등의 경제지표는 모두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 지표를 바탕으로 “중국 경제에서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됐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껏 중국공산당이 문제를 은폐하기 위해 통계자료를 축소 및 조작해 온 점을 감안하면, 중국 경제가 마주한 현실은 더욱 어두울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기사는 번역 및 정리에 김연진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