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국가안보 위협을 우려해 중국산 드론의 무분별한 사용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하원은 지난 27일(현지시간) 국토안보부가 중국 등 적대국에서 제조된 무인항공기시스템(UAS)을 구매하거나 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법안 PDF).
이 법안은 적대국으로 간주하는 국가에서 제조했거나 해당 국가에 본사를 둔 기업이 제조한 드론을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중국 공산당과 정보 공유가 의무화된 미국 및 외국 조직의 드론을 통한 첩보활동이나 국가안보에 대한 침해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인 중국 DJI(다장이노베이션)가 전 세계 드론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공산주의 중국을 겨냥한 법안으로 풀이된다.
법안은 기밀정보 보호, 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미국 정부기관이 외국산 무인항공기, 특히 잠재적으로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국가에서 제조된 무인항공기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법안을 발의한 국토안보위 부위원장인 마이클 게스트 의원(공화당)은 중국 공산당을 지목해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에 지속적으로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며 과거 미국의 기술을 절도하고 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해 온 사실을 언급했다.
게스트 의원은 성명에서 “우리는 적대국 혹은 중국 공산당의 영향을 받는 제조업체에서 제조한 드론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국가안보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안보위 위원장인 마크 그린 의원 역시 법안 통과 이후 “중국 공산당의 뻔뻔한 스파이 활동과 미국의 기술혁신 가로채기에 맞서기 위한 직접적인 조치”라고 환영했다.
이 법안은 2021년 9월 하원 만장일치로 통과된 바 있으나, 회기가 종료되며 자동 만료됐다가 이번에 일부 내용 수정을 거쳐 다시 발의됐다.
연방 의회는 정치적 이슈에 관해 민주당과 공화당의 견해가 엇갈리지만, 중국 공산당의 침투를 차단하기 위한 법안 제정에 있어서는 각 당의 이해관계를 뛰어넘은 초당적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국토안보위에서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텍사스 등 남부 국경에서 밀입국자가 급증함에 따라 중국 공산당을 포함한 적대국 스파이들의 침투 가능성이 높아진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열린 청문회에서는 어거스트 플루거 의원은 “관세국경경호청(CBP)이 중국, 러시아를 포함해 중남미 이외의 국가에서 온 외국인들을 점점 더 많이 입국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플루거 의원은 “중국 등 적대국은 우리 뒷마당인 라틴아메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 국토안보에 분명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지방 보안관들이 중국에서 온 중요 인사들을 체포했으며 추후 이들은 연방수사국(FBI)에 구속됐다”고 말했다.
관세국경보호청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남서부 국경에서는 중남미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불법 이민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편, FBI는 플루거 의원이 언급한 ‘체포된 중국 중요 인사들’에 관한 에포크타임스의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