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화의 전당서 ‘정전 70주년’ 기념식…“헌신으로 이룬 자유”

이윤정
2023년 07월 27일 오후 1:18 업데이트: 2023년 07월 27일 오후 1:18
TextSize
Print

7월 27일, 유엔군 참전의 날 및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부산에서 정부 기념식이 열린다.

국가보훈부(장관 박민식)는 이날 저녁 7시 40분 ‘유엔군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거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함께 수호하고 70년간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성장에 기여한 참전국과 참전용사의 헌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계획됐다.

특히 1953년 정전협정 체결일로부터 70년이 되는 올해, 70년간의 국제사회의 연대로 이룬 자유의 가치를 확인하고 드높이기 위해 22개 참전국 대표가 함께 참여해 그 의미를 더할 전망이다. 22개국은 전투 병력을 파병한 미국·영국·캐나다·튀르키예·에티오피아·프랑스 등 16개국과 의료지원에 나선 노르웨이·덴마크·인도 등 6개국이다.

기념식이 열리는 영화의 전당은 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미군 ‘스미스 대대’가 우리나라에 첫발을 내디뎠던 옛 수영비행장 부지에 세워진 곳이다. 보훈부는 “부산 영화의 전당은 정전 70주년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영화의전당 | 연합뉴스

스미스 대대는 6·25전쟁 당시 유엔군 최초로 파병된 미군 특수임무부대(Task Force Smith)다. 6·25전쟁 발발 엿새째 되던 1950년 7월 1일, 스미스 특임대를 태운 C-54 수송기가 부산 수영비행장에 착륙했다. 이들이 같은 달 5일 경기도 오산까지 이동해 죽미령 일대에서 벌인 오산 전투는 유엔군이 북한군과 교전한 첫 전투이기도 하다. 이들의 희생으로 북한군은 전열을 재정비하는 데 10일 이상 걸렸고, 그사이 국군과 유엔군은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했다.

‘헌신으로 얻은 자유, 동맹으로 이룰 미래’ 주제로 열리는 이날 기념식에는 데임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 등 25개국 170여 명의 유엔 참전국 대표단을 비롯해 각국의 유엔 참전용사·후손, 6·25 참전 유공자, 그리고 정부와 군 주요 인사 등 4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기념식은 개회 선언에 따라 22개 유엔 참전국 국기와 태극기·유엔기가 행사장에 들어오는 것으로 시작해 방한한 유엔 참전용사 62명이 국방부와 유엔사의 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입장하는 ‘영웅의 길’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이어 개회 공연, 국민의례, 주제 영상, 참전국 대표 인사, 정부 포상, 기념사, 감사 영상, 기념공연, 엔딩 퍼포먼스 순으로 약 60분간 진행된다.

개회 공연 ‘그날의 기억’에는 대한민국의 위기를 외면하지 않고 달려온 유엔군의 헌신을 재구성하는 내용이 담겼다.

재연배우가 등장해 최초로 부산에 도착한 스미스 특임대의 당시 상황과 대한민국의 첫인상, 참전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이어 라온 소년소녀 합창단이 6‧25전쟁 당시 ‘해군 어린이 음악대’가 유엔군을 위문하며 불렀던 ‘오빠 생각’을 부른다.

국민의례는 올해 해외 파병 10주년을 맞은 남수단 한빛부대 소속으로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 참여한 우리 군 장병 4명이 함께 낭독한다.

키로 총독의 참전국 대표 인사말에 이어 정부는 ‘6·25전쟁 참전 및 동맹강화, 참전용사 명예 선양’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의 도널드 리드 옹에게 국민포장을 수여하고, 호주의 고(故) 토마스 콜론 파킨슨에게는 국민훈장 석류장을 추서한다. 18세에 기관총병으로 참전한 리드 옹은 미국 한국전참전기념비재단 재무국장을 지내며 미국의 한국전참전기념비 건립에 기여했다. 고 파킨슨 옹은 호주한국전참전용사 협회장을 지내며 호주 한국전참전기념비 건립을 주도했다.

기념공연에서는 2019년 89세의 나이로 영국의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서 우승한 영국의 콜린 태커리 참전용사가 아리랑을 열창하고, 이어 라포엠, 유엔소년소녀 합창단 등 100명으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이 아리랑을 합창한다.

참전용사들과 정부대표단은 이날 오전 세계 유일의 유엔묘지인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각국 전사자 묘역에 헌화와 참배를 한 뒤 오후 열리는 정전협정 기념식에 참석한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번 정부 기념식을 통해 참전용사분들이 자부심과 명예를 느낄 수 있도록 최고로 예우하고 정부 차원의 감사를 표명하겠다”며 “참전국과 참전용사의 헌신으로 이룬 대한민국 70년간의 번영과 자유의 가치가 동맹과 공유되어 더욱 확고한 연대로 미래 70년을 함께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