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수상한 우편물’…“울산서 발견된 첫 소포는 중국발”

정향매
2023년 07월 22일 오전 6:25 업데이트: 2023년 07월 22일 오전 6:25

지난 20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정체불명의 국제 우편물이 배달됐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처음 발견된 ‘수상한 국제 소포’는 중국에서 대만을 경유해 국내로 반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울산소방본부와 울산광역시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동구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대만발 국제우편물로 추정되는 노란색 소포 하나가 배달됐다. 소포를 개봉한 시설 관계자 3명은 어지럼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병원에 이송됐다. 이들은 현재 이상 증상이 완화됐으며 피검사에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우편물 봉투에 별다른 물질이 없어 독성 기체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수상한 우편물은 한 건에 그치지 않았다. 20~21일 이틀간 제주특별자치도, 대전광역시,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유사한 사례 신고가 이어졌다. 연합뉴스 등은 국제 우편물 발송지는 대부분 대만이며 중국,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발 우편물도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내정부 경정서 국제형사과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20일 한국 울산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접수한 문제의 국제 우편물은 중국에서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내정부 경정서는 우리나라 경찰청에 해당하는 정부 부처다. 

대만 내정부 경정서 외관 사진 | 인터넷 사진.

대만 경정서는 “한국에서 독극물이 묻은 대만발 국제 우편물이 발견된 사례가 언론에 보도됐다”며 전날 울산에서 발생한 테러 의심 국제 우편물 배송 사건 경위를 소개했다. 

대만 형사경찰국(CPB) 조사 결과 해당 우편물은 중국에서 보낸 화물로 확인됐다. 경정서는 “해상화물 환송 방식으로 대만에 도착 후 대만 ‘중화우편’ 환송센터를 통해 항공편으로 한국에 보내졌다”며 “이 과정에서 실제로 대만으로 유입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CPB는 현재 한국 주재 연락관을 통해 한국 경찰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찰 당국은 노란색이나 검은색 우편 봉투에 대만이나 말레이시아, 우크라이나 등으로 적힌 우편물을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우편물을 받으면 열어보지 말고 즉시 가까운 경찰서나 112, 119로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편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유사한 유형의 국제 우편물 국내 반입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