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오차 범위를 벗어나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여론조사 업체 모닝컨설트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4%의 지지율을 기록해 바이든 대통령(41%)을 3%포인트(p) 앞질렀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23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유권자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오차범위는 ±1%다.
‘공화당 잠룡’으로 불리는 론 디샌티스(40%)는 바이든(42%)과의 양자 대결에서 2%p 차로 뒤처졌다. 지난 2019년부터 미 플로리다 주지사로 재직하고 있는 디샌티스는 지난달 24일 공식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의 유력 경쟁자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공화당 지지자 365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별도의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조사(오차범위 ±2%)에서 트럼프는 59%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과시했다. 디샌티스의 지지율은 19%로, 트럼프에 비해 크게 밀렸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7%,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가 6%,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3%로 뒤를 이었다.
트럼프의 당내 지지율은 50% 후반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디샌티스는 한때 지지율이 30% 중반까지 상승하면서 트럼프를 빠르게 추격하는 듯했지만 최근에는 20% 안팎에 머물면서 고전 중이다.
지난달 7일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이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는 44%의 지지를 받으며 바이든(38%)을 6%p 앞섰다. 바이든은 특히 경제 정책에서 트럼프에 비해 박한 평가를 받았다. 미 유권자들은 “누가 더 경제를 잘 운용했는가?”라는 질문에 절반 이상(54%)이 트럼프를 꼽았다. 바이든을 선택한 유권자는 36%에 그쳤다.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묻는 말에도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높은 신뢰를 얻었다. 조사 결과 트럼프에 대해선 ‘건강하다’고 답한 응답이 54%로 나타난 반면, 바이든에 대해선 64%가 대통령 직무를 수행할 만큼 건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불법 이민 문제로 인해 지지율 하락의 고초를 겪었다. 게다가 최근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차남 헌터 바이든을 지속적으로 두둔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WP–ABC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36%에 불과했다.
또한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차기 대선 후보에 바이든이 오르는 것을 반대하는 응답이 58%에 달했다. 다만 공화당에서 트럼프의 대항마로 디샌티스가 거론되는 것과 달리 민주당에서는 바이든을 대항할 만한 유력한 후보가 없어 바이든이 당내 경선에서 낙마할 확률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