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사랑해!”…저출산 시대 ‘이지버스 태교대학’ 눈길

정향매
2023년 06월 21일 오후 5:44 업데이트: 2023년 06월 21일 오후 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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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에모토 마사루 박사가 쓴 ‘물은 답을 알고 있다’ 책에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면 물의 결정이 아름답게 바뀌고 나쁜 말을 쓴 글씨를 보여 주면 무서운 형상의 물의 결정이 나온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한국의 한 산부인과 의사는 2008년 태교연구를 하던 중 에모토 마사루 박사의 책 내용이 떠올랐다. ‘양수(羊水)의 결정 사진을 찍으면 어떤 모양이 나올까?’ 하는 호기심을 안고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에모토 박사의 도움으로 마침내 “양수도 알고 있다”는 사진을 확인했다. 

양수 가까이에서 모차르트 음악, 브람스의 ‘자장가’를 틀었더니 귀엽고 사랑스러운 양수 결정이 나타났고 시끄러운 전자 음악에 양수를 노출했더니 수없이 산란되는 어지러운 모양의 결정이 관찰된 것이다. 양수에 단풍 사진을 비췄더니 양수 결정은 단풍잎을 꼭 닮은 이파리 모양으로 나타났으며 색깔까지 단풍을 닮아 있었고 ‘낙태’라는 무서운 글자를 비췄더니 칼날이 들어가 생명을 난도질한 것과 같은 형상의 양수 결정이 나타났다. ‘사랑’과 ‘감사’에 아름다운 결정체를 맺은 물처럼 양수도 사랑한다는 말에 예쁜 결정체를 맺었다. 

이 발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이 산부인과 의사는 폭넓은 태교 연구를 바탕으로 ‘사랑수탄생’ 분만법을 개발하고 국내 최초의 자연분만센터를 이끌게 된다. 이교원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사랑수탄생’은 아이가 행복한 탄생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분만법이다. 

이교원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교수 | 박재현/에포크타임스

이교원 교수는 경북대 의대 졸업 후, 고려대에서 의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UCLA 의대 교환 교수로도 활동했다. 현재 강북삼성병원 자연분만센터 ‘이지버스(EASY BIRTH)’ 센터장을 맡고 있는 그는 자연 분만·태교 권위자이다. 아름다운 태교·출산 문화의 확대, 중국 의료진 대상 모자보건 글로벌 의료사업, 산모와 태아의 건강 증진에 기여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2014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이다. 하지만 태내 열 달 동안 지속적으로 꾸준히 사랑을 보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 관심과 사랑은 어떻게 해야 전달되는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왜 태교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대부분 엄마 아빠들이 어렵다고 느낀다”고 했다. 

이지버스는 지난 2013년, 두 달에 한 번씩 열리는 무료 프로그램 ‘이지버스 태교대학’을 출범시켰다. 이교원 교수가 직접 나서서 태교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접근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코로나로 인해 잠시 중단됐었지만 지난 12월 다시 오픈해 이달 19일까지 총 52회 운영됐다. 

태교대학에서는 ▲사랑수 탄생의 배경과 공명의 원리를 알 수 있는 ‘나의 출생트라우마와 사랑수 탄생’ ▲어떤 음악이 태교에 좋은 음악인지 알아보는 ‘음악태교’ ▲음식의 비밀과 몸의 자연해독에 대해 배우는 ‘음식태교’ ▲태내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방법과 공명으로 순산하는 방법을 알아보는 ‘공명 버딩과 리버스(Rebirth)’ 등의 강의가 진행된다. 

이교원 교수는 “태교는 단순히 태아를 교육한다는 의미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태교를 통해 부모가 인생에 대해 배우고 이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며 “‘공명’ ‘출생 트라우마’ 등 낯선 개념들을 배우는 과정에서 우리는 ‘태아사랑’이라는 따사롭고 아름다운 결말로 향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1월 태교대학에 참여한 후 둘째 돌쇠(태명)를 낳은 돌쇠 엄마는 “태교했던 것이 육아와 모유 수유를 할 때도 도움이 됐다. 아이가 칭얼거리면 태교할 때 불러준 노래를 불러줬더니 신기하게도 얌전히 듣고 있어서 놀랐다”며 “돌쇠는 지금 어릴 때 반찬 투정을 했던 나와는 달리 가리는 것 없이 잘 먹고, 잘 놀고, 잘 싸는 효자이다”라고 했다. 

올 2월 제50기 태교대학에 참여한 심바(태명)의 아빠는 “어떤 것을 먹고, 어떤 것을 들려주고, 또 이런 것이 왜 필요하고 좋은지… (이런 것을 배우는 것이) 아내 손을 잡고 주말 아침에 졸린 눈으로 태교대학을 찾은 이유였다. 하지만 이 교수의 강의는 이런 유용한 정보를 주는 것보다 더 큰 가치를 깨닫게 하는 강의였다”며 “태교의 효과를 믿지 않았던 남편이었지만 이제는 ‘태교를 통해 태어날 아이와 더 끈끈하게 연결됐다는 것’을 믿게 됐다”고 했다. 

티랑(태명)이의 부모도 제50기 태교대학을 수강했다. 그들은 수강 후기로 “우리가 하는 생각, 그 의도를 담은 말, 듣는 소리, 가는 곳, 보는 것 등 모든 것들이 발산하는, 보이지 않는 진동이 태아에게 완전히 다른 성장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을 태교대학에서 배웠다”며 “사랑수와 태교대학은 단지 태아에게 필요한 내용을 가르쳐 준 것뿐 아니라 우리 가족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줬다. 우리 부부는 태교대학을 계기로 조금씩 부모 되는 법을 배우게 됐다”는 소감을 남겼다. 

제53회 이지버스 태교대학은 오는 8월 26일, 27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각 4시간씩 진행된다. 임산부와 남편, 출산 계획이 있는 부부, 예비 부부, 의사, 간호사, 조산사 외에도 ‘현재의 나’에 대해 궁금하거나 ‘미래의 나’를 설계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참석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