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제 전문가 “중국 10대 위기 직면…언제든 무너질 수 있어”

정향매
2023년 06월 13일 오후 6:19 업데이트: 2023년 06월 13일 오후 9:04

“중국은 최소 10가지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 붕괴’는 가설이 아니라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다.”  한 중국 전문가의 경고이다. 

지난 6월 2일, 쑹궈청(宋國誠) 대만 국립정치대학 국제관계연구센터 연구원이 이같이 밝혔다.  쑹궈청 연구원은 중국 문제, 국제 관계를 연구하는 저명한 대만 학자다. 대만 정치대 동아연구소(동아시아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중화민국자유통신협회가 주최한 좌담회에서 쑹궈청 연구원은 ‘중국의 10대 위기’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중국은 최근 수십 년 동안 개혁개방으로 경제 발전을 이룬 ‘굴기 단계’, 다른 국가를 겨냥해 침략성을 드러낸 ‘위협 단계’, 세계 각국의 공격으로 궁지에 몰린 ‘붕괴 단계’ 등 3 단계를 거쳤다”며 “중국을 30여 년간 연구한 경험에 기반해 ‘중국은 지금 최소 10가지 위기에 부딪혔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전례 없는 ‘핵(核) 압박’  

쑹 연구원은 “중국은 지금 미국의 전례 없는 핵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12일(이하 현지 시간) ‘국가안보전략(NSS)’을 발표했다. 이후 10월 27일 미 국방부는 ‘핵태세검토보고서(NPR)’ ‘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MDR)’를 발표했다. 쑹 연구원은 해당 보고서 3편을 인용해 “미국은 지난해 중국 당국을 겨냥한 3대 국방안전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 보고서를 통해 우리는 미국의 핵무기 사용 전략이 크게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핵 대응’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NPR을 통해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포기할 수 있고 또 핵전쟁뿐 아니라 전통적인 전쟁에서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표명했으며, 또 미국 본토뿐 아니라 해외 군사 기지, 동맹국, 협력국을 보호할 수 있는 핵태세를 갖추겠다고 밝혔다”고 했다. 

쑹 연구원은 “미국은 자국 핵무기 사용 제한을 풀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의 가장 큰 위기이다”라며 “대만은 미국의 협력국으로서 미국 ‘핵우산’의 보호를 받는다. 중국 당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 일본, 한국, 대만, 인도, 필리핀, 호주, 뉴질랜드 등 최소 8개 국가의 군대로 구성된 연합군과 맞서야 할 것이다. 중국은 막대한 전쟁 대가를 치러야 할 뿐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전례 없는 ‘핵 압박’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청년 실업률 증가 등 최소 15가지 경제 위기

쑹 연구원은 중국이 직면한 두 번째 위기로 ‘경제 위기’를 꼽았다. 그에 의하면 중국 경제는 최소 15가지 이상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청년 실업 문제’가 가장 심각한 위기이다. 

중국 당국의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8월 중국의 전체 실업률은 5.3%로, 이 가운데 16~24세 인구의 실업률은 18.7%였다. 올해 5월 청년 실업률은 20%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쑹 연구원은 “중국이 공개한 실업률은 실제보다 훨씬 낮은 수치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신규 대학 졸업생 1150만 명, 농촌 지역에 거주하거나 연휴 때 귀향한 도시 청년 등은 통계 데이터에서 제외했다. 중국의 실제 청년 실업률은 30% 이상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 국내생산량(GDP)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실업 문제는 점점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2023년 GDP 성장률 목표치를 5%로 제시했다. 그러나 영국 블룸버그경제연구소는 최근 “향후 10년간 중국의 연평균 GDP 성장률 예측치는 4.6%이다. 중국은 10년 안에 미국을 추월해 세계 1위 경제체가 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쑹 연구원에 의하면 중국은 이 밖에도 기업 직원 해고, 외자 이탈, 외국 기업 이탈, 수출 무역 감소 등의 위기에 부닥치고 있다. “젊은이들은 ‘탕핑(躺平·열심히 일하는 대신 누워만 있는 것)’조차 할 수 없는 ‘탕부핑(躺不平·누워 있을 수 없는 것)’, ‘룬(潤·중국 탈출)’을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며 “중국 경제 위기는 계속 확대될 것이며 여러 가지 문제가 연이어 터지는 상황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나라 전체가 ‘파놉티콘’ 사회

2022년 11월 10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025 국민 디지털 건강 코드’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신분증 번호를 이용해 만든 코드 하나로 모든 곳에 사용’하는 디지털 추적 시스템을 구축해 2025년까지 이른바 ‘국민 건강 정보 플랫폼’을 완성하는 것이다.  

쑹 연구원은 “해당 계획이 실행되면 중국은 ‘파놉티콘(panopticon)’ 사회로 진입할 것”이라며 “출퇴근부터 이동, 통신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모든 국민을 매 순간 감시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사생활이나 소통 자유가 없는 디지털 전체주의하에서 스스로 검열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중국 사회는 ‘고인 물’과 같은 사회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파놉티콘은 프랑스 포스트 모너니즘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가 자신의 저서 ‘감시와 처벌’에서 제시한 원형 감옥이다. 

21세기 말 인구 7.71억(46%)명 감소 전망

인구 전문가들은 중국의 인구 ‘제로 성장’,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며 이는 중국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세기말까지 인구가 5분의 1가량 줄어드는 것’이 가장 낙관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 인구는 이번 세기말, 지금보다 7.17억 명(46%)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쑹 연구원은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을 가장 큰 불효’로 여겨왔다. 하지만 중국 청년들은 현재 중국 공산당 치하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연애·결혼·임신·출산을 모두 포기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중국의 노동 인구는 필연적으로 감소하고 인구가 가져온 유리한 상황도 종결된다. 노동력이 감소하고 노인 노동 인력이 주축이 되는 이중 부담 요소 때문에 중국 경제는 심각한 침체와 하락 위기에 놓인다”고 말했다.  

‘백지혁명’ 같은 사회 ‘내전’ 위기

쑹 연구원에 의하면 중국은 정권 전복을 꾀하는 ‘내전’에도 직면했다. 그는 지난해 말 청년들을 주축으로 일어난 ‘백지 시위’를 언급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모든 것을 표현한 ‘백지 혁명’이 발생했다. 중국인들은 중국 공산당 정권, 이른바 ‘애국주의’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앞날에 희망을 품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공산당에 복종하지도 않고 저항하지도 않는, 극도로 냉랭한 사회 내전 양상을 보이며 절망한 심정으로 하루를 버틴다”며 “중국 공산당 폭력 정권에 항의하는 내전이 여러 곳에서 동시에 발생하면 정권을 전복하는 혁명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영어 삭제’ 정책에 따른 국민 지능 퇴화 

쑹 연구원에 의하면 시진핑은 집권 이후 이른바 ‘민족주의’ ‘애국주의’를 강조하며 ‘공산당화(化) 교육’을 추진해 왔다. 사실을 왜곡, 과장, 날조하는 방법으로 국민들에게 애국주의 역사관을 주입했다. 국민들에게 맹목적으로 공산당에 충성하고 공산당을 숭배하는 역사관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최근, 중국 당국은 또 ‘영어 삭제’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베이징 지하철공사는 방향 표지판에 쓰인 영어를 중국어(한자) 병음으로 바꿨다. 쑹 연구원은 이 사례를 얘기하면서 “중국 공산당은 ‘영어’를 제국주의 언어 패권으로 간주한다. 영어를 배우는 것은 서방 제국주의에 의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중국 당국은 중국인들조차 이해할 수 없는 ‘영어’ 표지판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문화 이념은 허망한 애국주의로 가득 찬 다음 세대를 육성할 것이며 국민들의 지능은 전반적으로 떨어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시진핑의 절름발이 정치와 ‘타키투스의 함정’에 빠진 중국 공산당 

쑹 연구원은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어설픈 정치 행보와 중국 공산당 정권의 신뢰 위기를 각각 일곱 번째, 여덟 번째 10대 위기로 꼽았다.  

그는 “시진핑은 ‘제로 코로나’정책을 고수하며 도시 봉쇄를 해제하는 것을 단호히 거부했다. 그러다 돌연 방역 정책을 전면적으로 해제했다. 중국 관리들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해 ‘매우 심각하다’고 하다고 갑자기 ‘전혀 심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며 “국민들은 정부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며 남은 건 분노와 유감뿐이다”라며 “중국은 ‘타키투스의 함정’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타키투스의 함정(Tacitus Trap)’은 국가 또는 통치자가 신뢰와 명예를 잃은 상황에서 정부 또는 지도자가 어떤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해도 사람들이 모두 부정하는 상황을 뜻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중국 공산당은 ‘바이러스 발원지는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이런 행위는 국제 사회의 비난을 초래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중화권 네티즌들은 중국 국내 여론을 영어, 한국어 등 다국어로 번역하는 운동을 벌였다. 이를 통해 중국 공산당의 이번 전쟁에 대한 이중 입장을 세상에 폭로했다. 

쑹 연구원은 이러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오늘날 중국 공산당이 무슨 말을 해도 국제 사회는 믿지 않는다. 중국이 제안하는 국제 협력 프로젝트를 모두 ‘중국 공산당의 음모’로 여긴다. 중국인들조차 당국의 정책을 비웃으며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숨통 죄기’ 전략: 반도체 제재 

쑹 연구원에 의하면 중국의 아홉 번째 위기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제재 정책이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중 전략은 ‘더블 트랙 전략(double-track strategy)’으로 구체화된다. 대화와 소통을 이어가며 다른 한편으로는 (기술) 전쟁을 일으켜 서서히 목을 조르는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반도체 수출을 제재하는 방법으로 중국 과학 기술의 숨통을 죄고 있다. 또한 입법으로 중국을 봉쇄하고 기술 공급을 차단하는 등의 수단으로 중국의 첨단 과학기술 산업을 서서히 파괴하고 있다”고 했다. 

쑹 연구원은 “미국의 ‘반도체 숨통 죄기’ 전략은 기술, 장비, 인재 세 부분으로 나뉜다”며 “이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쇠퇴를 초래하고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줄줄이 폐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말로에 들어선 시진핑의 폭주 

쑹 연구원은 마지막으로 “시진핑 한 사람의 위기가 중국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진핑이 직접 지휘한 ‘제로코로나’ 정책은 21세기의 최대 웃음거리이다. 그는 또 서방과 맞서 세계화를 거꾸로 추진하는 전략으로 이른바 ‘민족 부흥’을 꾀하고 있다. 군함을 앞세워 다른 국가를 굴복시키려고 하고 정권을 이용해 위구루인들을 수감했다. ‘애국’ 명분으로 홍콩 민주화운동을 진압하고 암암리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고 있다. ‘국가 주권’을 핑계로 대만을 집어삼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쑹 연구원은 “시진핑은 말로에서 폭주하고 있다”며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고 바뀔 여지도 없다”고 말했다. 

쑹 연구원은 “중국의 10가지 위기가 임계점에 달하고 외부에서 중국 공산당을 둘러싼 공격이 가해져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면 중국 정부는 마비된다. 중국 공산당의 통제 기반이 쇠약해지면서 사회 통제가 와해하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라며 “이런 이유로 중국 공산당은 언제든 무너지고 해체될 수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일어날 역사의 흐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대만은 반드시 ‘중국 공산당’과 ‘중국’을 구분해야 하며 ‘중국 공산당은 중국과 중국인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대만은 민주 제도를 고수하는 것 외에도 중국인들이 중국 공산당의 실체를 알아채고 공산당 정권을 물리치도록 도와야 한다. 중국 사람들에게는 그것이야말로 진정 자유롭고 행복한 삶의 시작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