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해군 구축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동안 중국 인민해방군 군함이 충돌 직전의 거리 내로 접근하는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중국군의 이번 행동은 중국 당국의 대만 점령 목표를 반영했으며 중국은 이번 행동을 통해 미국의 ‘최후 방어선’을 시험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에 의하면 6월 3일(이하 현지 시간), 미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 정훈함(DDG-93)이 캐나다 해군 호위함 ‘HMCS 몬트리올'(FFH 336)과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동안 중국 인민해방군의 이지스 구축함 루양Ⅲ(PRC LY 132)가 정훈함의 좌현을 추월해 거리 150야드(137.16m)를 남겨두고 선수를 가로질러 접근했다. 정훈함은 10노트(시속 18.53km)로 속력을 낮추면서 충돌을 피했다. 2004년 취역한 정훈함은 중국계 미국인으로 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 등에서 활약한 고든 정훈(Gordon Chung-Hoon·1910~1979) 제독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미 해군 7함대는 이날 “정훈함과 몬티리올함은 국제법에 따라 공해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가 있는 해역을 통해 일상적인 대만해협 통과를 수행하고 있다”며 “이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 및 파트너의 약속을 보여준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하와이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작전 책임자였던 칼 슈스터(Carl Schuster)는 4일 영문 에포크타임스에 “중국군의 이번 행동은 고의적인 도발이며 위험한 상황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슈스터는 “배들이 서로 500m 이내로 접근하면 위험하다. 배를 돌리기 위해서는 약 200m 거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작전은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명령에 따른 것으로 생각된다. 상부 명령 없이 중국군은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슈스터에 의하면 미국은 1979년부터 실행해 온 ‘항행의 자유’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의 도발에 대응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은 지난 2015년부터 남중국해에서 해양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는 항행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중국의 이번 도발에 대해 슈스터는 “중국 함정의 이번 조치 이면에는 외국 선박, 특히 외국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이 해역을 차지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다. 미국이 군함을 대만해협에 보내는 것을 중단하면 이 해협은 사실상 중국이 차지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베이징이 미국 정치 지도자들을 시험하는 여러 작전 중 하나이다”라며 “이와 비슷한 작전으로 중국이 최근 괌의 중요 인프라를 해킹한 사건, 중국인 관광객으로 위장한 스파이를 알래스카 군사 기지에 파견한 사건 등이 있다.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스파이 풍선 사건을 일으킨 것도 중국의 공격적인 전술에 미국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시험하기 위해서다”라고 주장했다.
슈스터는 “이 같은 ‘테스트’는 중국 당국이 적의 의도와 정치적 의지를 파악하는 방법들 가운데 하나다. 중국은 상대방의 반응을 통해 그들의 정치적 사고, 행동 계획, 대응 능력, 신념 등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지도자들과 국민은 중국 당국의 행동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베이징은 국제 질서, 특히 미국에 대해 적대적이다. 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는 경제·외교·군사 등의 분야에서 중국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