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6‧4 톈안먼(天安門) 사건 학생운동 지도자 왕단(王丹)이 대만 공영방송의 신규 영어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선다. 중국 정세, 양안관계 분석이 주를 이룰 예정이다.
톈안먼 사태 34주년을 맞이한 올해, 당시 베이징대 학생으로서 시위를 주도했던 왕단은 영어 방송을 통해 국제사회에 중국의 현실을 알리기로 했다.
대만의 국제방송 ‘타이완플러스(Taiwan Plus)’는 새로운 프로그램 ‘프리덤 러빙 월드(Freedom-Loving World)’를 새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프로듀서 겸 진행자를 맡은 왕단은 처음으로 중국어가 아닌 영어 프로그램 진행을 맡게 됐다. 타이완플러스는 “이를 통하여 더 많은 세계 시청자가 글로벌 이슈에 대한 이해를 하고, 나아가 아시아 지역 정치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1989년 6‧4 민주화 운동 이후 왕단 씨는 국제사회에 민주주의 가치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호소해 왔다.”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타이완플러스는 대만 공영방송그룹 공공방송문화사업기금회(公共電視文化事業基金會‧PTS)가 행정원 문화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인터넷 기반 글로벌 영어방송으로 지난해 10월 첫 방송을 송출했다.
시사 프로그램 ‘프리덤 러빙 월드’는 진행자 왕단 개인의 관점에서 중국 공산당 정권을 분석하고 민주적 가치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며 딱딱한 정치 문제를 왕단만의 독특한 화술로 풀어내는 방송이다. 지난 5월 29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7시(타이베이 기준) 타이완플러스 공식 홈페이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된다.
왕단은 “6‧4 톈안먼 사건은 중국 민주화 운동의 이정표이다. 강의를 하든, 연설을 하든, 영화를 제작하든 민주주의의 의미와 가치를 전달하여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중국어가 모국어인 왕단에게 전체 프로그램을 영어로 진행하는 것은 부담이다. 그는 “대본 준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데 상당히 도전적이다. 다만 다양한 언어를 통해 더 많은 글로벌 시청자들과 의견을 나누는 것은 늘 하고 싶었던 일이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위자장(余佳璋) 타이완플러스 최고경영자(CEO)도 “아시아에서 가장 자유로운 언론 환경을 가지고 있고 개방적인 대만에서 민주적인 연단(Soapbox)을 제공하여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왕단 씨가 가장 적합한 진행자이다.”라고 말했다.
왕단은 1969년생으로 베이징대 역사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하버드대에서 역사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만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 대만 국립칭화대 사회과학연구소 초빙교수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