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로 김치냉장고 샀는데 1억 발견한 남성이 한 선택

황효정
2023년 05월 24일 오후 3:21 업데이트: 2023년 05월 24일 오후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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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중고 김치냉장고를 구입한 사람이 냉장고를 청소하던 중 냉장고 바닥에 붙어있는 현금 1억원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사연은 지난 2021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당시 50대 남성 A씨는 한 중고 물품 업체를 통해 김치냉장고를 구입했다.

구입한 냉장고를 청소하던 A씨는 냉장고 밑바닥에서 비닐에 싸인 채 박스테이프로 붙여져 있는 돈뭉치를 발견했다. 모두 5만원권 2200장으로 1억1000만원에 달했다.

제주 서부경찰서

중고업체는 비닐에 쌓여 있던 현금 다발을 냉장고 수평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만 보고 따로 확인하지 않은 채 냉장고를 판매했다고 알려졌다.

A씨는 곧바로 이를 신고했고 경찰은 돈의 주인을 찾아 수사에 나섰다. 언론 등을 통해 소식이 알려지자 자기 돈이라고 주장하는 거짓 신고가 10여 건가량 접수되기도 했다.

그러나 진짜 주인은 이미 앞서 2020년 사망한 60대 여성 B씨였다. 지병을 앓다 세상을 떠난 B씨는 자신이 죽기 전 보험금과 재산을 처분한 현금을 냉장고 아래에 숨겨두었다.

이같은 사실을 몰랐던 B씨의 유족들은 B씨의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냉장고도 처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돈이 발견된 김치냉장고 밑바닥 / 제주 서부경찰서

경찰은 돈다발과 같이 발견된 봉투에서 퇴원일자 등을 적어둔 B씨의 필적을 확인했고, 또 함께 발견된 약봉투를 추적해 B씨가 다니던 병원과 약국을 특정, B씨를 찾았다.

김치냉장고를 구입한 A씨의 양심적인 신고로 고인의 돈은 유족에게 온전히 돌아가게 됐다. 경찰 측은 “고인의 전 재산이었던 현금을 유족에게 돌려주게 된 점에 대해 기쁘다”고 밝혔다.

A씨는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돈 욕심이 났던 것도 사실이고… 그런데 그걸 내가 가져버리면 평생 살면서 마음의 짐으로 안고 살아갈 것 같았다”고 전했다.

유실물법 제4조에 따라 A씨는 5~20%(최소 550만원~22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