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24시간 케이블 방송 폭스뉴스가 4월 24일(현지시간) 돌연 간판 앵커 터커 칼슨에게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칼슨은 보수 성향인 방송인이자 사사평론가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CNN, PBS, MSNBC 등 주요 방송에서 활동하다 2016년부터 폭스뉴스로 옮겨 ‘터커 칼슨 투나잇’ 뉴스 쇼를 진행해 왔다.
미국 브라운타운 연구소 설립자 제프리 터커는 ‘에포크타임스’ 영문판 기고문에서 폭스뉴스가 칼슨을 해고한 이유와 미국 레거시 미디어에 대해서 분석했다. 다음은 터거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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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뉴스가 터커 칼슨을 해고한 이유에 대해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명확한 이유 중 하나는 폭스뉴스가 최근 명예 훼손 소송을 마무리하기 위해 7억8700만 달러(약 1조391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한 일이다. 다만 이 일이 칼슨이 해고당한 주요 이유인지는 분명치 않다.
칼슨이 최근 대형 제약사 모더나와 화이자가 생산한 수익성 높은 코로나19 백신에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 주요 해고 이유라는 주장도 있다. 두 회사 모두 대형 언론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광고주이며, 폭스도 컨설팅회사 필터리티와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 투자 파트너를 통해 이들 제약회사와 관계를 맺고 있다.
스타 방송 진행자 칼슨이 폭스뉴스 경영진과 의견 충돌이 있었다는 추측도 있다. 칼슨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지만, 그는 광고주들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회사는 그에 대해 불만을 품은 전직 직원들로부터 다른 소송을 당할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그를 해고하면 회사 전체의 책임 부담이 줄어든다. 폭스뉴스는 미디어 사업체이며 수익원은 시청자로부터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 경우에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계약 해지의 사유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불복종’으로 정의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칼슨은 기업 문화에 순응하지 않았다. 소문에 의하면 그는 소송과 관련된 주제로 다음 뉴스쇼를 기획했지만 경영진은 거부했다. 방송사 경영진은 결국 그를 내쫓았다.
필자는 칼슨의 해고에 단순히 법적 책임이나 경영진과의 분쟁을 줄이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이는 그가 다뤘던 중요한 주제들과 관련이 있다.
칼슨은 코로나19 봉쇄 초기 바이러스가 기본권을 공격하는 데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이후 그는 빠르게 자신의 견해를 바꿨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미디어, 기술 기업, 정부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과 맞서며 봉쇄, 마스크, 백신 의무화에 대해 핵심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반대 목소리를 내며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
칼슨은 특히 폭스뉴스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고독한 목소리’를 냈다. “미국의 개입이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왜 미국 납세자들이 자국에서 엄청난 경제적 고통을 겪는 이 시기에 우크라이나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가?” “왜 푸틴이 오늘날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세력이라고 믿어야 하는가?” 등 끈질기게 질문을 던져 왔다.
해고되기 전 마지막 방송 에피소드에서 칼슨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뒷배경이 좋은 산업인 빅파마(거대 제약회사)를 겨냥했다. 그는 빅파마의 막대한 광고비와 규제 기관의 광범위한 연계가 어떻게 주요 미디어의 비즈니스를 근본적으로 타락시키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터커는 미국인의 삶을 정의하는 주요 이슈의 진상을 파헤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명령을 따르는 데 능숙하지 않다.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며, 여기에 훌륭한 기자의 호기심까지 겸비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오늘날의 TV, 라디오, 신문 등 레거시 미디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물론 아니다.
터커 칼슨의 해고는 미국의 주요 언론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보여준다. 그들은 진실을 보도하지 않는다. 주류 언론들은 정확하게 보도하거나 권력자의 발목을 묶어두고 대중에게 폭로하기 위해 일을 하지 않는다. 투자자, 광고주에 대한 예의, 예상치 못한 비용의 최소화, 기업 과두체제의 보전 등을 위해 움직인다. 이건 주류 언론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주요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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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터거는 미국 브라운타운 연구소 설립자 겸 소장이자 ‘더 베스트 오브 루드비히 폰 미제스’의 편집자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각종 학술지와 대중 매체에 논문과 칼럼을 발표하고있다. 에포크타임스에 경제 관련 칼럼을 발표하면서 경제, 기술, 사회철학, 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저서로는 ‘자유냐 봉쇄냐(Liberty or Lockdown)’ 등 10여 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