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국장 “中 해커, 美 사이버 요원 대비 최소 50배 이상 많아”

김태영
2023년 04월 28일 오후 6:19 업데이트: 2023년 04월 28일 오후 6:19
TextSize
Print

중국의 해커 규모가 미국 연방수사국(FBI) 사이버 요원 수 대비 최소 50배 이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27일(현지 시간) 미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은 많은 분야에서 중국에 앞서고 있지만 사이버 영역에서는 중국이 규모 면에서 유리한 점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레이 국장은 “오늘날 사이버 위협은 더 많은 위험을 수반하고, 더 많은 피해자를 위협하며 그 어느 때보다 더 만연해 있다”면서 “중국의 해킹 프로그램은 다른 모든 국가의 것을 합친 것보다 규모가 크고 중국은 다른 여러 나라의 개인·기업에서 훔친 정보를 합친 양보다 더 많은 정보를 미국에서 빼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FBI의 사이버 요원과 정보 분석가들이 중국의 사이버 위협에만 전적으로 집중할 경우 FBI 요원 수와 중국 해커 수는 최소 1:50의 비율로 수적 열세를 보인다”며 “중국의 핵심 전략은 사이버 분야에서 글로벌 초강대국인 미국을 능가하기 위해 거짓말하고, 속이고, 훔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FBI에 대한 정부 지원 예산 삭감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앞서 지난 26일(현지 시간) 미 하원은 FBI에 대한 지금 예산을 22% 삭감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정부 지출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레이 국장은 “FBI에 대한 예산 삭감이 중국의 대미(對美) 사이버 지배력을 확장하는 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FBI는 매주 미국 인프라를 향한 사이버 공격 1500만 건을 차단하고 있다”며 “(예산을 줄이면) 학교, 병원, 911 콜센터 등 미국의 중요 인프라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더 많아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해커들은 미국 정부나 FBI와 같은 민감한 정보를 가진 기관의 시스템을 해킹하길 원한다”면서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랜섬웨어 공격 등에 대응하려면 오히려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레이 국장은 FBI 사이버 부서 확장을 위해 2024 회계연도에 약 6300만 달러(약 844억 원)의 예산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미 하원에서 통과시킨 정부 지출 법안에 FBI의 예산 삭감 내용이 포함된 것을 두고 최근 몇 년간 FBI가 보여준 당파성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화당 의원들은 FBI가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임무에서 이탈해 민주당의 정적을 표적으로 삼는 데 주력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 하원 법사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FBI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법권을 남용한 사례가 포함돼 있다.

1000쪽이 넘는 이 보고서는 다양한 정보와 내부 고발자 폭로 등을 인용해 FBI가 통계 조작, 빅테크와 여론 검열 모의, 민주당의 정적 제거 활동 등에 관여해 왔다고 비판했다. 이는 현재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지난해 8월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미국의 인기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과의 인터뷰에서 FBI의 조언에 따라 2020년 미국 대선 막판 변수였던 헌터 바이든의 이메일 스캔들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

해당 이메일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 신분일 때 헌터와 함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중국 등지에서 여러 사업 거래에 관여한 정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