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인간 개조’ 지지해… 자율성 침해 우려”

김연진
2023년 04월 25일 오전 10:43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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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로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능력을 개선하려는 ‘트랜스휴머니즘(Transhumanism)’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관련 전문가들은 미국 보건 당국과 생명공학 산업의 유착관계(癒着關係)를 지적하고 나섰다. 정부와 보건 당국이 기업을 규제하는 대신, 기업의 이윤 창출을 돕고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공개된 에포크TV 다큐멘터리 ‘인간 개조: 생명공학은 우리를 어떻게 바꾸고 있나’는 미국 공중보건 기관과 생명공학 산업의 이해관계를 폭로했다.

윤리 및 공공정책 센터 ‘생명윤리와 미국 민주주의 프로그램’ 책임자이자 의사인 애런 캐리어티는 “미국의 공중보건 기관들은 새로운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보장하고, 우리의 건강을 향상하는 권고를 하도록 되어 있다”며 “하지만 그 일에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패의 원인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한 가지는 ‘규제 포획'”이라고 밝혔다.

규제 포획이란 규제 당국이 규제 대상 산업에 의해 포획당하는 현상으로, 이 경우 규제 당국은 관련 산업의 ‘꼭두각시’로 전락하게 된다.

미국 메릴랜드주 식품의약국(FDA) 본부 | 연합뉴스

애런 캐리어티는 “식품의약국(FD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공중보건 기관들은 제약 산업 혹은 생명공학 산업을 철저히 규제해야 한다. 그러나 반대로 규제 대상 기업들이 규제 기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규제 기관들은 미국민들의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대신 자신들이 규제해야 할 산업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공중보건 기관들의 신뢰가 심하게 손상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FDA의 운영 예산 대부분이 제약업체로부터 나온다는 건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의미 있는 규제가 이뤄지겠나. 복잡한 금전적 이해관계로 얽혀 있다”고 밝혔다.

‘Clinical Research Strategies’ 대표 겸 최고운영책임자 알리시아 윌랜드는 “이 산업에 35년 동안 몸담고 있으면서 베이비파우더 사태 등 부작용 및 문제점을 수없이 목격했다”며 “규제 당국이 의학 신제품에 대해 어떤 검토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가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한 입장문까지 내면서 유전자 편집과 ‘인간 개조’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런 홍보 캠페인이 미국, 캐나다 그리고 전 세계에까지 침투하는 걸 보면서 우리가 더 이상 자율성을 가지지 못하고 헌법에 의해 보호받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의 권리가 눈앞에서 해체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듀란 벤처스’ 대표 피터 블레이니 | 에포크TV

또 “당국과 생명공학 산업의 유착관계, 더 나아가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 개조’ 프로젝트는 사상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인듀란 벤처스’ 대표 피터 블레이니 역시 초인간(超人間)을 목적으로 하는 ‘인간 개조’ 기술에 우려를 표하며 진정한 인간성(人間性)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한계’라고 생각한다. 영원히 살지 못하고 모든 것을 알지 못하고, 그 모든 약점과 한계에 대해 아는 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인간 유전자를 강화한다면 진보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 것”이라며 “더 중요한 문제는 의학 신기술로 얻게 된 권력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런 기술과 권력이 남용된다면 의도하지 않은 결과 그 이상이 생길 것”이라며 “종(種)으로서 인간의 종말이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