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지침에 따라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기종에서 한국의 현대차와 기아차가 모두 제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4월 17일(현지 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 세부 지침에 따라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전기차 16개 모델 차종을 확정·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보조금 지급 대상 전기차종은 쉐보레 볼트·블레이저·이쿼녹스·실버라도, 테슬라 모델3·모델Y,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PHEV, 포드 F-150 라이트닝, 포드 E-트랜짓, 머스탱 등이다.
이번에 보조금 지급 대상 명단에 오른 차종은 모두 미국 제조사 차량으로, 해외 기종은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 현대·기아차의 전 차종은 물론 기존에 보조금을 받던 폭스바겐·볼보·닛산·아우디·BMW 등 독일·일본 차량도 이번 보조금 대상에서 빠졌다.
기존 40개 이상이던 혜택 차종이 크게 줄어든 건 북미에서 조립해야 하는 조건뿐 아니라 강화된 배터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서다.
세부 요건 발표 이전에는 보조금을 받았던 현대차 제네시스 GV70일렉파이드도 이번에는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되는 GV70 차량에는 중국산 배터리가 장착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달 초 미 재무부가 발표한 IRA 세부 지침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차량이어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여기다 배터리 부품과 핵심 광물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최대 7500달러의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최소 50% 이상 사용할 경우 375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북미산 배터리 부품 비율은 오는 2029년까지 매년 10%씩 점진적으로 늘어 100%로 확대된다.
핵심 광물의 경우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가공·재활용한 핵심 광물을 최소 40% 이상 사용하면 3750달러를 지급하도록 했다. 핵심 광물의 비중도 오는 2027년까지 80%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날 재무부가 발표한 차종은 이러한 조건을 충족한 모델들이다.
현대차는 성명을 통해 “IRA 핵심 규정을 활용해 전기차로의 전환을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는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에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인 전기차와 배터리 합작 공장 건립을 서두르고 있으며, GV70 배터리를 북미산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