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의 무제한 전쟁 ‘초한전’을 말하다…북토크 성료

국내 저자와 원서 역자가 함께한 북토크

이윤정
2023년 04월 10일 오후 7:32 업데이트: 2023년 04월 10일 오후 9:02

4월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교보문고 합정점 배움홀에서 한 주제를 두고 두 사람의 토론이 벌어졌다. 토론의 주인공은 ‘중국의 초한전: 새로운 전쟁의 도래’ 저자 이지용 계명대 교수와 ‘초한전: 세계화 시대의 전쟁과 전법’ 역자 이정곤 박사다.

일면식도 없던 두 사람을 만나게 한 것은 ‘초한전(超限戰)’. 이름 그대로 한계를 초월한 전쟁으로 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이 2000년대부터 전개하고 있는 ‘새로운 전쟁’이다.

다른 표현으로 ‘중국 공산당의 세계 패권 장악을 위한 글로벌 대전략’이라 할 수 있는 초한전은 1999년 당시 인민해방군 공군 대교(大校‧상급대령) 차오량(喬良) 중국 국방대학 교수와 왕샹수이(王湘穗) 베이징항공항천대학 교수가 공저한 같은 이름의 책에서 유래했다. 초한전은 중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주목받았고 동시에 논란의 대상이 됐다.

초한전에서 저자들은 “우리는 전쟁 수단을 결코 무력(武力)과 군사로만 한정하지 않는다. 비(非)무력, 비(非)군사 심지어 비(非)살상, 무혈(無血)의 방법도 전쟁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군사적 수단에 의한 전쟁은 전쟁의 한 부분일 뿐이다. 심리전·여론전·기만전·문화전·법률전·금융전·네트워크전·디지털전 등 24가지 방법이 가능하다”고 정의했다.

이는 첨단 군사력으로는 미국을 이길 수 없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한다. ‘적국을 굴복시켜 아국의 의지에 따르도록 강제한다’는 전쟁 목적만 이룬다면, ‘수단은 무제한’이라는 실용주의 사고를 바탕으로 ‘중국 특색의 새로운 전쟁’을 체계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국제정치학 주요 이론 중 하나인 ‘세력 전이 이론(Power Transition Theory)’ 관점에서도 초한전은 주목할 만하다. 기존 패권국 미국에 도전하는 중국의 전략전술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정보‧방첩 기관들이 주도해 영역판을 출간했고, ‘미국 파괴를 위한 중국의 마스터 플랜’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초한전이 위협적이라는 방증이다.

아울러 국가 안보의 간성(干城)을 양성하는 사관학교에서도 ‘초한전’을 비중있게 다뤘다. 육군사관학교 필독서이자 해군대학 정식 교재로 채택했다.

이지용 교수가 쓴 중국의 초한전(좌), 이정곤 박사가 번역한 초한전

반면 한국에서 ‘초한전’ 소개는 상대적으로 늦었다. 2021년에야 한국어판 ‘초한전: 세계화 시대의 전쟁과 전법’이 이정곤 박사의 번역으로 정식 출간됐다.

2021년 역자 서문에서 이정곤 박사는 ‘초한전’을 “대통령실, 주무 부처 선출직 공무원, 고위공직자 등을 포함한 주요 정책결정자, 국제정치학 및 안보 연구자, 군 장교 및 후보생, 세계화 시대의 안보와 전략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한국의 국가안보전략을 위한 한국의 챠오량, 왕샹수이와 ‘초한전’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고 썼다.

이후 2023년 3월, 이지용 계명대 교수가 중국의 초한전: 새로운 전쟁의 도래’를 출간했다. 한국 연구자의 관점에서 초한전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책 출간 후 에포크미디어코리아와 교우미디어가 공동 기획한 ‘중국의 무제한 전쟁 초한전을 말하다: 국내 저자와 원서 역자가 함께하는 북토크’를 통해 이지용 교수와 이정곤 박사가 한자리에 모여 같은 주제로 토론을 벌이게 됐다.

이지용 교수는 민간 전문가이다. 건국대 정치외교학과를 거쳐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외교원 교수를 거쳐 계명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간 각종 강연, 논문 등을 통해 초한전의 실체와 위험성을 경고해 왔고 올해 3월 출간한 ‘중국의 초한전: 새로운 전쟁의 도래’에서 이를 집대성 했다.

이지용 교수 | 임호/에포크타임스

북토크에서 이지용 교수는 “오늘날 중국 공산당은 꿈(중국몽)과 현실 사이의 큰 괴리를 극복하고 망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전쟁을 하고 있다”며 “그게 바로 ‘초한전’”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세계 각국은 뒤늦게나마 중국이 전개하는 초한전의 실체를 자각하고 있다”며 “초한전을 연구하면서 관찰한 한국은 초한전의 실체에 대한 기본 개념, 문제의식조차 없이 무방비 상태로 중국에 침탈당하고 있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의 전방위적 침탈 공세에 직면한 한국이 자유, 독립, 주권을 지키면서도 한중 우호 교류를 이어 나가려면 초한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책에서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정곤 박사는 장교 출신 안보전문가이다. 육군사관학교, 대만 국방대학 육군지휘참모대학을 거쳐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21년 출간한 ‘초한전’ 번역판에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관련 논문, 저자 대담 등을 번역 수록했다.

이정곤 박사 | 임호/에포크타임스

이정곤 박사는 북토크에서 국가안보전략으로 초한전을 군 교육과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한국에는 국제정치학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대학도 많지 않고, 안보와 군사 분야의 정책 및 전략을 다루는 교육기관도 매우 적다”고 우려하며 “세계화 시대의 전략에서 초한전이 그 첫 번째 연구 대상”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주로 전쟁 대비에만 한정시켜 적용해온 ‘비상대비업무’에 초한전 관점을 적용해 모든 국가 위기 사태에 대비하는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中 공산당의 무제한 전쟁 ‘초한전’을 두고 저자와 역자가 함께 한 북토크 | 에포크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