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오포럼 참석 성인배우 출신 펑단은 공산당 스파이” 中 정치경제평론가

정향매
2023년 04월 11일 오전 9:57 업데이트: 2023년 04월 11일 오전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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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단, ‘중국판 다보스포럼’에 경제전문가로 등장
“중국-온두라스 수교 위해 민간 외교가로 활약했다” 자부
“펑단은 中 공산당 통일전선 공작원”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이라 할 수 있는 중국 보아오(博鰲)포럼에 배우 출신 여성이 등장해서 화제와 논란이 일고있다. 펑단(彭丹·50). 지난날 홍콩에서 ‘성인영화’ 배우로 유명세를 얻은 인물이다. 한 중국 정치경제평론가는 “펑단은 중국 당국의 공작원이다.”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펑단은 어떤 인물일까?

대만 ‘자유시보’는 4월 2일 “홍콩의 ‘3급 영화’ 배우였던 펑단이 ‘중화전국청년연합회(中華全國青年聯合會·중청련)’ 상무위원 겸 중국 ‘국제경제전략연구원’ 원장 자격으로 중국이 주도한 보아오포럼에서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3급 영화는 성인영화를 뜻한다. 중청련은 중국공산주의청년단(中國共青團·중공청단)’ 산하 통일전선공작 기관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 싱크탱크 원장 자격으로 참석한 펑단. | 바이두.

올해 보아오포럼에는 지난 3월, 취임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비롯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국가 지도자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포럼 이사장을 맡았다. 

펑단은 포럼 기간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에 “지난 2월 국제경제연구원 원장으로 중미 온두라스에 방문해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과 만나 중국과 수교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는데, 열흘 만에 수교가 이뤄졌다.”며 “민간 외교관 역할을 담당했다.”고 밝혔다. 

의문이 제기된 건 금융·경제 연구 경험이 전혀 없는 펑단이 강력한 배경 없이는 참석조차 어려운 보아오포럼에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앞서 온두라스와 중국과의 수교 과정에서 ‘민간 외교가’의 역할을 했다고 당당하게 밝힌 점이다. 

에포크타임스 중국 정치경제평론가 친펑은 4월 5일자 방송에서 “펑단은 ‘중국 공산당’이란 든든한 ‘뒷배’를 가진 스파이이다.”라는 분석을 내놨다. 

친펑은 “‘붉은 제비와 검은 까마귀-소련 스파이 미스터리’라는 책에 의하면 옛 소련의 첩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KGB)는 항상 남·여 공작원을 훈련한다. ‘미인계’를 사용하는 공작원은 ‘붉은 제비’이고  ‘미남계’를 사용하는 공작원은 검은 까마귀라 불렸다.”며 “중국 공산당은 ‘붉은 제비’를 훈련하는 옛 소련 관습을 계승했다. 펑단은 중국 당국이 오랫동안 키워온 ‘붉은 제비’이다.”라고 주장했다.   

친펑은 대만과 오랜 기간 국교를 유지해온 온두라스와 중국의 수교를 예로 들었다. 그는 “온두라스는 대만에 25억 달러(약 3조 2020억원) 상당의 경제 원조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이를 계기로 온두라스는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공식 수교했다. 중국은 수교 대가로 온두라스에, 대만에 요구했다 거절당한 25억 달러의 최소 2배를 주겠다고 제안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누가 나서도 로비에 성공할 수 있다. 또한 고액의 인센티브도 챙길 수 있다. 펑단은 돈과 명예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가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친펑은 중국 온라인 매체 왕이의 4월 1일 자 보도를 인용해 “펑단이 몸담고 있는 국제경제전략연구원은 지난해 11월 12일에 설립됐다. 당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물라투 테쇼메 전 에티오피아 대통령, 바심 사자드 전 파키스탄 대통령, 이즈 팔라우베크 전 체코 총리가 온라인 축사를 보냈다. 주(駐)유엔 중국대표부 대사와 중국 국무원 외교부 부(副)부장을 역임한 리바오둥 보아오포럼 사무총장은 직접 설립 현장에서 인사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12일, 중국 ‘국제경제전략연구원’ 설립 행사에 영상 축사를 보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 인터넷 화면 갈무리.

친펑은 “해당 연구원은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각지에 사무실을 두고 ‘민간단체로서 글로벌 시장을 융합하고 중국 기업의 세계 진출을 추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며  “해당 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글로벌 통일전선 기관인 셈이다. 펑단은 이러한 기관의 ‘얼굴마담’으로 발탁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12일, 중국 ‘국제경제전략연구원’ 설립 행사에 참석한 리바오둥 보아오포럼 사무총장. | 바이두.

펑단에게 ‘찬스’가 연이어 주어진 배경에 대해 친펑은 “펑단의 프로필을 통해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대표 포털 사이트 바이두 자료에 따르면 펑단은 10대 초반에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산하  ‘중앙 발레무용단’에 가입했다. 이후 1991년 국비 유학생으로 뉴욕주 줄리아드학교 무용과에 입학해 발레를 배우던 중 1992~1994년 연속 ‘미스 화인 USA’, ‘미스 차이나 USA’, ‘미스 아시아 USA’  등 미인 대회 3관왕을 차지했다. 이후 1995년 홍콩으로 이주한 펑단은 3급 영화에 출연해 인기를 모았다. 그러다 2000년 중국으로 돌아가 애국 영화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펑단은 2004년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2000년에 첫 출연한 이른바 애국 영화 ‘기차를 몰고 베이징으로’에 대해 “당시 ‘베이징 영화스튜디오(北京电影制片倉)’와 ‘중국영화공사(中影公司)’ 책임자로부터 주연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영화가 그린 역사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았던 나는 딱히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영화 상영 후 ‘연기가 꽤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콩 배우 가운데 최초로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수여하는 ‘정신문명건설상’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베이징 영화스튜디오는 중국의 대표적인 국영 영화제작소이다. 또한 중국영화공사는 중국 내  영화 배급을 담당한다. 

친펑은 “당시 홍콩 배우들 가운데 펑단은 그다지 출중한 편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유명 제작사가 펑단에게 출연 요청한 것은 이들 제작사 상급 기관이 출연을 미리 결정한 것이 틀림없다. 또한 해당 영화는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중국 공산당 집권 5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 기획한 영화이다. 어느 누가 주연 배우를 맡든 상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00년 펑단이 주연으로 출연한 이른바 중국 애국 영화 ‘기차를 몰고 베이징으로’ 포스터(좌)와 2014년 펑단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영화 ‘난니완’ 포스터(우) | 바이두.

2013년, 평단은 간쑤성 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에 선발되어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충청련 상무위원 자리에도 임명됐다. 

한편 이후 펑단은 이른바 애국 영화에 전력했다. 2014년 중국 공산당 찬양 영화 ‘난니완(南泥灣)’에서 감독과 주연 배우를 맡았다. 해당 영화는 중국 영화 평론 사이트 ‘더우반(豆瓣)’에서 5점 만점에 2점 이하로 평가받고 있다.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의미이다. 다만 매체 규제기관인 중국 국가광전총국(國家廣電總局)은 영화를 ‘중국 공산당 제18차 당대회 개최를 축하하는 10대 영화’ 중 하나로 꼽았다. 

상기 이유를 들어 친펑은 “펑단은 분명 중국 공산당이 키운 ‘미녀 스파이’이다. 그는 초심을 잃지 않고 ‘애국 연예인’, ‘중국 공산당을 사랑하는 스타’로 활동해 왔다. 그가 앞으로는 국제 정계와 경제계에서 중국 당국의 은밀한 통일전선 공작을 펼쳐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펑단은 앞서 “왜 계속 애국 영화에 출연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가가 나를 키우고 해외에서 교육받을 기회도 마련해 주었다. 나는 뼛속까지 중국 공산당을 사랑하고 조국을 사랑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