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가 미국에 틱톡을 공정하게 대하라고 요구하자 미국 의회 위원회가 “중국 공산당은 미국 소셜 미디어들의 중국 진출을 언제 허용할 것이냐”고 되물었다.
지난 24일,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시장경제와 공정한 경쟁의 원칙을 확실히 존중하고 타국 기업을 부당하게 억압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미 의회가 추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를 의회 청문회에 출석시킨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지난 28일, 미 하원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설위원회(이하 중공 특위)’는 마오닝 대변인의 이 발언에 대해 “중국 공산당이 갑자기 공정한 경쟁에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된 것을 환영한다”며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미국 앱의 중국 진출을 언제 허용할지 듣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The] U.S. should respect fair competition, and stop suppressing foreign companies.” –@MFA_China's Mao Ning
We welcome the CCP's sudden, newfound interest in fair competition and look forward to hearing when the CCP will allow banned apps like @Twitter @Meta @YouTube in China. pic.twitter.com/dJXMD9dmka
— The Select Committee on the CCP (@committeeonccp) March 28, 2023
중국 공산당이 설치한 인터넷 방화벽 때문에 중국 내에서는 미국 등 외국 소셜미디어에 정상적으로 접속할 수 없다.
쇼우즈 CEO는 지난 23일 미국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4시간여 동안 미국 의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의원들은 그의 답변이 틱톡에 대한 우려를 불식할 수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미 정보기관들은 중국 정부가 틱톡 앱의 미국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미국 내에서는 중국 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소유하고 있는 틱톡을 금지하거나 양당 입법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에 금지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와 20여 개 주정부에서는 정부기관의 단말기에서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틱톡은 중국 쇼트 클립 공유 플랫폼 ‘더우인(抖音)’의 해외 버전으로, 미국에서 1억5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미국 소셜미디어 대부분 차단
쇼우즈 CEO는 청문회에서 틱톡이 다른 소셜미디어 대기업과 다르지 않지만 미국의 엄격한 검열 때문에 틱톡이 경쟁사보다 더 엄격한 보안 조치를 추구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베이징 당국은 미국의 소셜미디어를 대등하게 대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미 미국 주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거의 차단했고, 그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초쇼우즈처럼 미국 의회에서 회사를 대표해 증언하고 변명하는 일은 중국에서는 있을 수 없다.
하원의장 “틱톡 금지 입법 계속 추진”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은 지난 26일, 하원은 틱톡으로 인한 미국의 국가안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틱톡 금지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공 특위 위원장 마이크 갤러거 위스콘신주 하원의원은 26일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초쇼우즈가 의회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며 “실제로 의회가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많은 민주당 의원이 미국의 틱톡 금지를 명시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Hakeem Jeffries)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24일 틱톡이 진정한 국가 안보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사생활과 소비자 보호에 대해 언급했다.
틱톡은 이제 틱톡을 모기업 바이트댄스와 분리하거나 미국 전역에서 금지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백악관의 최후통첩에 대응해야 한다.
틱톡을 금지하는 문제는 ‘정보통신기술에 위험이 되는 안보 위협의 등장을 제한하는 법안(RESTRICT)’의 의회 통과 여부에 달려 있다. 이 법안은 미 상원에서 이달 초 발의한 것으로, 외국산 정보통신기술을 감독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상무부에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RESTRIC 법안에 대한 백악관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이 법안은 의회가 틱톡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기 위한 몇 가지 제안 중 하나이다.
현재 백악관이 선호하는 해결책은 틱톡이 매각이나 분할을 통해 바이트댄스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3일 또 다른 청문회에서 “내가 이해한 것은 항상… (틱톡이) 틱톡 모회사와 사업을 분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분리하는 방안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은 초쇼우즈 청문회를 앞두고 틱톡 매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틱톡 CEO, 미국인 감시 부인
청문회에서 닐 던(Neal Dunn) 플로리다주 공화당 하원의원이 “바이트댄스가 베이징의 요청으로 미국인을 감시했느냐”고 물었다. 닐 던도 중공 특위 소속 의원이다. 쇼우즈 CEO는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던 의원은 자신이 폭로한, 바이트댄스의 일부 중국 직원이 틱톡을 사용하는 미국 기자 2명의 데이터에 접근한 사실을 언급하며 다시 한번 “바이트댄스가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초쇼우즈는 “스파이 활동이 그것을 기술(記述)하는 올바른 방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직원들이 작성한 보고서들은 ‘내부 조사’에 관한 것이라고 했고, 던 의원은 그의 말을 끊으며 “틱톡의 광범위한 사용은 일종의 ‘암’이다”라고 했다.
던 의원은 이어 쇼우즈가 바이트댄스에서 근무하기 전인 2015~2021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 국제부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할 때 리투아니아 국가사이버안전센터가 낸 보고서에 관해 언급했다.
“이 보고서는 샤오미가 유럽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하는 등 사생활을 침해한 명백한 사례를 포함해 대량의 데이터 보안 위험을 나열했다. 이것은 바로 나의 많은 동료가 현재 줄곧 이야기하는 점이다. 더 악랄한 것은 유럽인에게 판매한 샤오미 휴대전화에 449개의 단어와 문구가 포함된 자동 검열 리스트가 있다는 점이다. 검열 리스트에 포함된 키워드에는 ‘미국의소리(VOA)’와 ‘민주화 운동’ 등이 포함돼 있다. 이것은 당신이 샤오미 사업을 담당하는 동안 유럽인들에게 판매한 장비에 대한 분석이다. 우리가 당신이 중국 공산당을 대표해 검열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이유가 없다. 당신은 이미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허드슨연구소 중국센터장 위마오춘(余茂春) 전 미 국무부 중국정책수석고문은 트위트에 이런 글을 올렸다.
“틱톡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중국 공산당에 법률적으로 거절할 수 없는 회사는 미국에 존재할 가치가 없는 회사다.”
Tiktok is just the tik of the iceberg–any company that can't legally say no to the CCP is a company not worth having in the U.S. https://t.co/nu0tGaqeBj
— MilesYu 余茂春 (@milesyu10) March 24,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