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 동안 중국 각지의 유명 사찰이 주말이면 젊은이들이 출첵하는 명소가 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최근 관영 매체가 “공산주의를 위해 분투하지 않고 절에 가서 부처에게 빌고 있다”고 비판하자 네티즌들은 이를 강하게 반박했다.
중국의 대표적 온라인 여행플랫폼 씨트립(携程·C-Ctrip)에 따르면 올해 2월 이후 사찰 입장권 예매자 가운데 90년대생과 2000년대생이 50%에 가까웠다. 젊은이들이 사찰 탐방의 주역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은퇴자들과는 달리 젊은 층은 주말에 주로 사찰을 찾고 있다. 씨트립에 따르면 올 들어 사찰 입장권 주문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0% 증가했다.
관영 신경보(新京報)는 3월 21일 논평에서 지금은 젊은이들도 대학원 진학, 취직, 결혼 문제 등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젊은이들이 향을 피우고 장엄한 불상을 모시는 사찰을 찾는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런 비판으로 글을 맺었다.
“신불(神佛)에게 비는데, (신불은) 결국 믿을 것이 못 된다. 젊은이들이 너무 깊이 빠져 현실 세계에서 노력하고 분투하는 것을 포기한 채 초자연적인 힘에만 의존한다면 소탐대실하는 것이다.”
신경보의 이 같은 평론에 네티즌들의 반박이 이어졌다.
“잘살려면 돈이 점점더 많이 드는데 분투한 대가는 별로 변하지 않는다. 당신 같으면 분투해서 잘살 수 있겠는가?”
“믿었던 신앙이 깨지면 다른 믿음으로 바꿀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당신들의 그 신앙을 믿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잖은가? 정말 모든 사람의 생각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젊은이들은 환경이 노력보다 중요하고, 출신이 분투보다 중요하고, 운이 실력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배부른 사람이 배고픈 사람에게 너무 많이 먹지 말라고 하는 격이네. 관영 매체는 무슨 자격으로 남의 신앙을 두고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가?”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정말 유용하다면 왜 향을 피우고 신불에게 빌겠는가? 젊은이들이 왜 탕핑(躺平)을 하고 신불에 열중하겠는가?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높이 앉아서 비판이나 하는 게 부끄럽지 않냐?”
‘탕핑’은 2021년부터 중국 대륙에서 유행하는 신조어로, 1990년대생과 2000년대생 젊은이들이 경제가 하락하고, 사회 계층 간 이동이 어렵고, 당국의 극단적인 봉쇄 정책으로 사회적 갈등이 격화하는 현실에 실망해 ‘열심히 분투하는 것보다 차라리 모든 욕구를 버리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태도를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꿈이 박탈된 데 대한 일종의 반항으로 차도 집도 안 사고, 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안 낳으며 최저 생활을 유지하겠다는, 그래서 중국 자본가에게 착취당하는 노예가 되지 않겠다는 세태를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