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우한 연구소 유출” 에너지부 결론에 美 야권 촉각

개리 바이
2023년 03월 01일 오전 11:27 업데이트: 2023년 03월 01일 오전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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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미국인 다 아는 사실을 이제야 인정”
빅테크와 유출설 검열한 파우치 소장 향한 비판도

미국 에너지부가 중국 우한 연구소 실험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가설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잠정 결론 내린 데 대해 미 공화당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나섰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너지부의 기밀 정보 보고서를 입수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내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날 짐 조던 공화당 하원의원은 자신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진짜 미국이 그동안 내내 알고 있던 진실을 이제야 정부가 따라잡았다”고 적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팬데믹 이래 코로나19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 왔다. 공화당은 특히 우한 연구소 유출설에 무게를 실었다.

이와 관련 당초 미 에너지부는 코로나19 기원이 불분명하다는 입장이었으나, 미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우한 연구소 유출설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다만, FBI와 달리 에너지부는 유출에 대한 확신이 좀 더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 CNN과의 인터뷰에서 “정보기관 사이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지금으로선 최종적 답은 없다”고 일축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은 앤서니 파우치 전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파우치 전 소장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빅테크와 공모, 소위 ‘가짜 뉴스’를 단속한다는 명분으로 우한 연구소 유출설 관련 기사를 검열했다는 지적이다.

에릭 슈미트 공화당 상원의원 겸 미주리주 법무장관은 “파우치 전 소장은 우한 연구소 유출설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우한 연구소와의 재정적 커넥션 때문에 이를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슈미트 의원은 “나는 법무장관으로서 이를 폭로한다. 다시는 이런 검열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앤디 빅스 공화당 하원의원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이미 미국인들은 우한 연구소 유출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빅테크와 정부가 미국인들을 침묵시켰을 뿐”이라고 쓴 글을 게재했다.

앞서 미 언론을 통해 파우치 전 소장이 사적으로 주고받은 이메일이 대중에 공개됐다. 공개된 이메일 중에는 파우치 전 소장이 미 시민단체 에코헬스 얼라이언스 측과 주고받은 메일이 포함됐다. 에코헬스 얼라이언스는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자금을 지원한 단체로, 해당 단체 임원이 파우치 전 소장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자연 기원설’을 주장한 데 대해 감사 서신을 보낸 것. 파우치 전 소장 재직 당시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는 에코헬스에 약 340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파우치 전 소장이 에코헬스를 통해 우한 연구소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고 커넥션을 맺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더 자세한 정보 투명하게 공개해야”

미 공화당 하원 감독위원회 측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증거가 계속 나오고 있다. 파우치 전 소장은 바이러스 유출 경고를 받았으면서도 이를 은폐한 정황이 포착됐다. 우리는 이에 대한 답변과 책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감독위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파우치 전 소장이 팬데믹 초기 전문가들로부터 코로나19 자연 기원설의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통보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자연 기원설을 공개적으로 홍보했다는 미 국립보건원(NIH) 내부 문건도 공개했다.

조시 홀리 공화당 상원의원과 켄 벅 공화당 하원의원 등 공화당 의원들은 코로나19 기원 관련 미 정부 당국이 실시한 조사의 투명성 부족을 지적했다.

“미국 국민은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모든 진실을 알 자격이 있다. 전문가들은 정당한 의문을 가졌던 이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더 이상의 은폐는 안 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이들은 또한 코로나19 관련 미 정부의 정보 보고서를 미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국이 중국에 팬데믹에 대한 책임을 묻는 행동에 나서야 할 필요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다소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론 존슨 공화당 상원의원은 “바이러스가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증거는 지난 몇 년간 명백히 밝혀져 왔다”면서 “갑자기 지금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는 에너지부 보고서의 의도가 궁금하다. 이는 에너지부가 진실을 스스로 감추려는 시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에포크타임스는 에너지부와 국립보건원에 논평을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