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駐)타이베이 한국대표부(주대만한국대표부) 대표(대사)로 산업통상 전문가가 임명됐다.
중앙통신사, 중앙라디오(RTI) 등 대만 매체들은 한국 외교부를 인용하여 이은호 전략물자관리원(KOSTI) 원장이 신임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 대표로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이은호 신임 대표는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주타이베이대표부 대표로 부임한다. 또한 사상 첫 산업통상부 출신 인사이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는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김용우 예비역 육군대장을 주타이베이대표부 대표로 내정했으나, 11월 내정 철회했다.
이은호 신임 대표는 대만과 직접 인연은 없지만 산업통상자원부에 근무하면서 동북아 무역·산업·전략물자 분야 정책 경험이 풍부하다.
전략물자관리원은 2007년 설립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물자 수출통제 규범을 한국 기업이 준수하고 무역에서 법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대만 매체들은 이은호 신임 대표의 이러한 경력을 들어 대만과 무역, 통상, 산업 부문에서 더욱 긴밀한 관계가 설정될 것을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대만은 2021년 통계 기준, 상호 5대 무역대상국으로 반도체, 전자 부품 등 주력 수출 분야에서 겹친다. 지난해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상호 교역액 507억6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은호 신임 대표는 서울대 기계공학과와 동(同) 대학원 졸업 후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KATS) 공업연구관, 국제표준과장, 전자상거래과장, 적합성평가과장을 거쳐 대통령 산업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산업통상자원부 포항지열발전조사지원단장 등을 역임하고 2020년 전략물자관리원장으로 부임했다.
외교통상 부문에서는 주베트남대사관 1등 서기관, 산업통상자원부 동북아통상과장, 주아랍에미리트(UAE)대사관 공사참사관을 거쳤다.
1992년 한-대만 단교 후 1993년 일본 오사카(大阪)회담에서 양국 비(非)정부 대표기구 설립 합의 후 1993년 11월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 1994년 1월 주한국 타이베이대표부가 개설되어 한국과 대만은 ‘상주대표부(常駐代表部)’를 통해 실질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에는 단교 전 주대만한국대사를 역임한 한철수 예비역 육군대장이 초대 대표로 부임한 후 주로 외교부 실·국장급 직업 외교관이 대표로 부임했다. 2대 대표를 지낸 강창수 예비역 공군중장(전 공군참모차장), 중문학자 출신으로 성신여대 총장을 지낸 구양근 7대 대표가 대표적인 비(非)외교관 출신으로 꼽힌다.
이 속에서 한국 정부가 최초로 주타이베이 대표로 통상전략 전문가를 임명한 것은 비중 있는 무역대상국이자 수출 분야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대만과 전략적 유대관계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한 중화권 전문가는 “산업통상계 인사가 주타이베이 대표로 내정된 것은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대만의 전략적 위상이 중요해지면서 한국이 대만과 경제안보 측면에서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다.”라고 해석했다.
2021년 12월 타이베이에 부임한 정병원 대표는 주스웨덴 대사로 전임되며, 이은호 신임대표는 2월 20일 부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