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씻어내는 미다스’, 욕망을 내려놓고 신성에 감사하다

류시화
2023년 02월 16일 오후 4:09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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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많은 사람이 한 번쯤은 재산, 사랑, 명예 등을 더 많이 얻으려는 강렬한 욕망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종종 우리 욕망의 실체는 생각과는 다르며 또한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미다스의 손

우리에게 ‘미다스의 손’과 ‘당나귀 귀’로 익히 알려진 ‘미다스 왕’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 중 하나입니다. 신화에 따르면, 미다스는 술의 신이자 풍요의 신인 ‘바쿠스’의 스승, ‘실레노스’에게 큰 환대를 베풀었습니다. 이에 바쿠스는 고마움의 표시로 미다스에게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다 했습니다. 미다스는 순간 엄청난 부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그가 만지는 모든 것이 금으로 변하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바쿠스는 미다스의 소원을 들어줬습니다. 신이 난 미다스는 궁전 안을 돌아다니며 물건들을 만졌습니다. 사과, 나뭇가지, 잎사귀, 심지어 흙까지 만져 그것들을 모두 금으로 변하게 했습니다. 그는 바쿠스에게서 받은 능력에 매우 만족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곧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그가 음식을 입에 넣으려 하자, 음식도 금으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딸조차 그의 손길에 의해 금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그제야 그는 자신이 빈 소원이 축복이 아닌 저주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미다스는 결국 바쿠스에게 자신을 저주에서 해방되게 해주고 모든 것을 정상으로 되돌려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바쿠스는 그의 말을 들어주기로 하고 미다스에게 팍톨로스 강의 근원지에서 손을 씻으라고 일러줬습니다.

미다스는 서둘러 강으로 가 손을 씻었고, 재물에 대한 욕망이 가져온 저주에서 풀려났습니다.

팍톨로스의 근원지에서 손을 씻는 미다스

바로크 시대의 화가이자 프랑스 태생인 ‘니콜라 푸생’은 팍톨로스의 근원지에서 미다스가 자신의 죄를 씻어내는 순간을 그려냈습니다.

이 그림은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로 대각선으로 사물들을 배치하여 물의 흐름과 인물들의 모습이 역동적으로 보이게 합니다.

그림 가운데의 인물은 팍톨로스 강의 신 ‘팍톨로스’입니다. 그는 우리에게 등을 돌리고 바닥에 몸을 기대고 있습니다. 그는 후회하는 미다스를 정화하기 위해 물이 든 주전자를 들어 미다스에게 붓고 있습니다.

미다스는 옷을 벗어 뒤편 나무에 걸어두고 강물에 들어갑니다. 미다스는 신을 향해 머리를 숙이고 그가 부어주는 물을 손에 받습니다.

부적절한 욕망으로부터 자신을 정화하다

미다스 왕에 관한 이 이야기는 우리가 원하고 욕망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충족된 욕망이 반드시 만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과도한 부에 대한 욕망은 미다스에게 끝없는 고통을 안겨줬습니다.

미다스는 이미 많은 재산을 가진 왕이었지만 끝없이 더 많은 재산을 원했습니다. 그리고 바쿠스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했을 때, 그는 자신의 비이성적인 욕망을 성찰하는 이성적인 판단 없이 바로 욕망을 따라 소원을 빌었고 결국 자신과 주위를 다치게 했습니다.

죄를 정화하기 위한 전제 조건

니콜라 푸생은 이 그림 속에서 미다스를 벌거벗은 모습으로 묘사했습니다. 이는 신에게 다가가려면 자신이 쥐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고 아무것도 숨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다스는 감사와 경외심으로 고개를 숙입니다. 그는 더 이상 물질적인 부를 얻는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는 파괴적인 욕망을 용서받기 위해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을 모두 드러내고 신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신은 우리를 등지고 미다스를 바라보며 그를 용서하고 축복하고 있습니다. 미다스를 용서하는 신성한 현장을 우리는 직접 볼 수 없습니다.

신성과 마주하고 싶다면, 우리는 스스로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과한 욕망을 내려놓고 신의 길을 따라 바르고 선한 삶을 추구하며 신께 감사함을 느낀다면 신은 우리에게 다시 얼굴을 보이고 세상을 바라보며 우리를 용서하고 축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