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일(이하 현지시간)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 목표치를 4.50~4.75%로 높였다.
이는 양적긴축(금리인상) 사이클을 시작한 2022년 3월 이후 가장 작은 인상폭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성명에서 “(금리)목표 수준을 계속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긴 했지만 미국 경제에는 여전히 너무 높다는 것이다.
FOMC는 성명에서 “최근의 지표들은 지출과 생산의 완만한 성장을 보여준다. 최근 몇 달 동안 일자리 증가는 견고한 추세를 보였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은 엄청난 인적,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불확실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FOMC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FOMC는 향후 금리 인상 규모와 속도를 결정할 때 정책의 타임래그(timelag·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는 데 걸리는 기간), 경제와 금융의 성장 추세, 그간의 긴축 규모 등을 고려할 예정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미국 경기의 둔화와 인플레이션 냉각 등을 근거로 FOMC가 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낮추리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연준의 입장에 실망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저명한 경제학자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트윗에서 “연준이 아직 금리 하이킹(등산) 사이클을 곧 멈출 것이라는 신호를 발신하지 않았기 때문에 변화를 기대했던 사람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썼다.
시장은 다음 달 예정된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85%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은 15% 정도다.
금리 인상을 두고 미국에서는 경제학자, 투자자, 연준이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다.
경제학자와 시장 분석가들은 15년간의 고금리가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해 ‘일시정지’ 버튼을 누를 때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연준 관계자들은 양적 긴축 사이클 종료 무렵 기준금리가 어느 정도로 높게 설정돼야 할지를 논의 중이다.
반면, 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경기 둔화에 맞서기 위해 연준이 올해 안으로 정책 전환을 단행,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며 연준을 압박해왔다.
이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전망요약(SEP)이 2023년 기준금리의 뱡향을 좌우하는 더 나은 지표라고 거듭 반박해왔다.
SEP를 근거로 한 연준 위원들의 올해 기준금리 최종 예상치는 중간값이 5.1%(5.0~5.25%)로 나타났다.
FOMC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끝났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준금리를 최소한 5%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로이터통신에 “금리 인상폭이 작아도 괜찮다. 다만,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여전하다. 확실히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지점에 아직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 경계해야 할 이유가 충분할 정도로 문제가 많다”고 했다.
연준은 지난 1월부터 고금리를 유지해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내비쳐 왔다.
레이얼 브레인어드 연준 부의장은 지난달 시카고부스 경영대학원 연설에서 “최근 완화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2%로 낮추려면 한동안 제약적인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올해 목표로 한 기준금리 5~5.25%에 도달하려면 다음번 회의가 열리는 3월, 그다음 회의가 예정된 5월에도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