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중공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으로 의료 체계가 마비상태에 빠지면서, 일반 대중에 비해 높은 수준의 의학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고위층에서도 사망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기자 출신으로 이 신문 국제판 편집장을 맡았다가 퇴임한 양량화(楊良化)가 74세의 나이로 숨졌다.
사인은 세균성 폐렴으로 기록됐으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숨졌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 그가 베이징 최상류층 거주지에 위치한 차오양 병원에 실려 갔을 때는 이미 넘치는 환자로 응급실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유명 기자로 이름을 날렸던 그의 치료를 위해 인민일보 고위층이 힘을 쓰고 병원장까지 나서면서, 양량화는 다음 날 새벽 집중치료실로 옮겨져 의료진의 극진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틀 만에 결국 숨을 거뒀다.
이 소식은 중국에서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양량화는 퇴임 후에도 공산당 원로급 대우를 받던 소위 혁명영웅급 인물이었다.
중국에서 집중치료실(ICU)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시설이 아니다. 억대가 넘는 입원비는 둘째치고, 환자가 넘치는 상황에서는 소위 ‘배경’이 없으면 자기 차례가 영영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중국 국무원이 12월 발표한 방역대응 지침에 따르면, 집중치료실은 병상 1곳당 의사 1명과 간호사 2.5~3명이 전담 배치된다. 이때 배정되는 의사는 최소 1~2년의 훈련을 거친 전문의다.
이런 시설에서 이틀간 치료를 받은 양량화의 사망 소식에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당 고위 간부도 전염병 앞에서는 보호받을 수 없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권력층, 유명인사들의 줄이은 사망 소식
양씨는 중국을 휩쓸고 있는 오미크론의 급증 속에서 사망한 중국 공산당 관련 유명 인사의 한 명일 뿐이다.
공산당은 2020년 초부터 시행하던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지난 7일 ‘코로나19 확진자 자가격리 허용’ 발표와 함께 갑작스럽게 해제하고 사실상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
방역 정책 전환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권고하던 사안이지만, 문제는 적절한 의료지원 대책 없이 정책을 급전환했다는 점이다.
중국의 국력에 비해 허술한 의료체계, 공중보건시스템이 비판을 받아왔다.
제로 코로나를 해제하면서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자 중국 전역의 병·의원은 혼란에 빠졌다. 화장장에는 운구차 행렬이 늘어서면서 며칠씩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공산당 간부 등 특권층도 재난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앞서 지난 8일 중국청년보는 이 신문사 전 부주석 저우즈춘(周志春)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얼마 뒤인 이날 77세로 숨졌다고 부고 기사를 냈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19일에는 중국영화예술연구센터 전 주임 천징량(陳景亮)이 베이징에서 치료를 받던 중 76세로 사망했고, 같은 날 공산당 간행물 전 편집위원 팡쉐후이(方學輝)가 89세로 숨을 거뒀다. 두 사람 모두 구체적인 사인은 전해지지 않았다.
20일에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마스코트를 디자인한 칭화대 미술학과 교수 우관잉(吳冠英)이 67세로 숨졌다. 현지 언론은 “심각한 감기 증세”를 보였다고만 전했지만, 일부 언론은 그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측했다.
사망은 고령자들에게만 한정되지 않았다. 12일에는 중국 전 축구스타 왕뤄지(王若吉)가 코로나19 감염으로 3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8일에는 경극예술가 추란란(儲蘭蘭)이 39세에 병으로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숨진 유명 인사들 중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사례는 일부에 그친다. 관영매체에는 유명 인사들의 부고기사가 눈에 띄게 늘어났지만 구체적인 사인을 밝힌 기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사망자 공식 통계를 극도로 축소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죽음 역시 전염병의 확산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제로 코로나 해제 후 지금까지 약 3주간 사망자를 9명으로 집계했다.
화장장 앞에 늘어선 운구차량을 언급하며 ‘왜 사망자가 적은가’ 묻는 외신에 위건위는 코로나19 사망자 기준을 변경했다고 해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폐렴과 호흡부전 사망자만 코로나19 감염 사망자로 집계한다는 것이다.
대만 언론은 위건위 내부 회의록을 인용해 지난 20일 하루에만 3700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이달 1~20일 누적 확진자가 중국 공식 인구(14억1260만)의 17.5%인 2억4800만 명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의 보건·의료데이터 조사업체 에어피니티는 중국 지역 데이터의 모델링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매일 5천 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했다.
중국이 사망자 숫자를 줄이거나 감추고 있다는 지적은 WHO에서도 나오고 있다.
WHO 비상대응팀장 마이클 라이언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사망자 집계 기준을 코로나19로 인한 폐렴과 호흡 부전에 따른 사망으로 제한하는 것은 실제 사망자 수를 축소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실제 상황을 숨기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 않으나 중국이 코로나19 감염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저지른 업보에 따른 결과”
중국문제 전문가 탕징위안(唐靖遠)은 “중국 공산당이 코로나19 실상을 은폐한다는 사실은 이미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실제 상황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고 말했다.
탕징위안은 “중국 고위층, 엘리트들에게 이번 확산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며 “그들은 자신이 상위 1%에 속하며 엄청난 특권과 사회적 자산을 누린다고 여겨왔지만 이번 사태 속에서 자신과 가족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중국 엘리트 중 많은 이들이 공산당 정권의 권력 구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공산당의 권력을 강화하며 대내외적 이미지를 세탁하는 일을 돕거나 주도했다.
그러한 ‘안정’ 속에서 공산당은 지난 3년간 극단적인 봉쇄로 수많은 이들을 고통에 빠지게 했고 그에 대한 목소리마저 내지 못하도록 침묵시켰다.
탕징위안은 “지난 3년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소리 없이 사라졌겠나, 한밤 중에 찾아온 방역요원에 의해 알지 못하는 곳으로 끌려가 격리된 이들 중 집으로 살아 돌아간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라며 “그들 대부분은 힘없는 서민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확산에서 고위층, 엘리트 사망자가 두드러지는 현상이 중국인들에게 단순한 우연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중국 평론가 헝허(橫河)는 “중국인들은 인과응보, 선악유보라는 가치관을 이어내려왔다”며 “선행에는 좋은 보답이 따르고 악행은 악한 보답이 따른다. 우리의 삶은 뿌린 대로 거두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 사례를 들었다.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전통적 가치관에서는 역병(전염병)을 하늘의 경고로 여긴다. 로마제국은 강대했지만 기독교를 박해했다가 네 차례 재앙이 덮치면서 타락하고 멸망했다.”
이어 “중국에서도 역사적으로 한 왕조가 부패하면 다른 왕조가 일어났고, 사회가 타락하고 도덕이 무너지면 역병이 창궐했다”며 “역사는 늘 반복된다. 중국 공산당은 집권 후 악랄하게 통치하며 전통을 파괴하고 문화를 망가뜨렸다”고 말했다.
헝허는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파룬궁을 비롯한 소수민족과 여러 가지 신앙에 대한 정권의 잔혹한 탄압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선행과 악행에는 그에 걸맞은 결과가 따른다는 관점에서 볼 때, 지금의 사태는 그동안의 악행에 따른 인과응보”라고 평가했다.
이런 견해는 파룬궁 창시인 리훙즈(李洪志) 대사 역시 자세히 밝힌 바 있다.
리 대사는 2020년 3월 발표한 ‘이성(理性)’이라는 글에서 “현재 ‘중공 바이러스’(우한 폐렴), 이러한 역병은 목적이 있으며, 목표를 가지고 온 것이다. 그것은 사악한 당의 구성원, 중공사당(中共邪黨)과 함께하는 사람들을 도태하러 온 것이다”라고 말했다.
리 대사는 “믿어지지 않으면 당신들이 좀 보라. 현재 가장 심각한 그런 국가들은 모두 사당(邪黨)과 가까이한 나라들이며,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중공사당(中共邪黨)을 멀리하고, 사당(邪黨)을 위해 줄을 서지 말아야 한다”고 해결책도 제시했다.
파룬궁은 중국 전통문화에 기초한 불가의 심신수련법이다. 진(眞)·선(善)·인(忍)을 원칙으로 심신의 건강, 특히 도덕성의 향상을 중요하게 여긴다. 1992년 5월 중국 지린성 창춘에서 처음 일반에 공개돼 큰 인기를 얻었다.
의료체계가 미흡한 중국에서 맨손으로 실시할 수 있는 건강법에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고 1999년까지 중국 내 수련자가 7천만~1억 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파룬궁의 인기를 시기한 장쩌민 당시 총서기의 지시로 탄압이 시작돼 지금까지 중국에서 박해와 억압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