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서 中 국가 대신 또 홍콩시위 주제곡 연주

강우찬
2022년 12월 07일 오전 11:43 업데이트: 2022년 12월 07일 오전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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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회에서 중국 국가 대신 홍콩 민주화 시위대 주제곡이 흘러나오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가 한창이던 지난 2일 두바이에서 열린 아시아 클래식 파워리프팅 챔피언십 경기에서 홍콩 대표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건 가운데, 시상식 때 ‘글로리 투 홍콩’이 흘러나왔다.

여자부 47kg급에 출전해 우승한 홍콩대표 수산나 린은 즉각 ‘T자’ 수신호를 보내 중단을 요청했고, 이상을 눈치챈 주최 측은 즉각 장내 방송을 중단했다. 잠시 중단됐던 시상식은 조직위 측이 중국 공산당이 지정한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틀면서 재개됐다.

비슷한 사건은 지난달 한국 인천에서 열린 국제럭비대회에서도 발생했다. 한국과 홍콩의 남자부 결승전 경기에 앞서 양국 국가 연주 순서 때, ‘의용군 행진곡’ 대신 ‘글로리 투 홍콩’이 울려 퍼졌다.

이 사건 이후 홍콩 당국은 비슷한 일이 발생할 경우, 홍콩 선수단에 ‘T자’ 수신호를 보내 즉각 이의를 표명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수립했었다.

홍콩 당국은 홍콩 스포츠 연맹과 올림픽 위원회에 이번 사건 발생 경위를 조사하고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글로리 투 홍콩’은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때 홍콩 음악가가 작사·작곡한 노래다. 공정한 선거와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곡으로 순식간에 인기를 얻으며 퍼졌고, 이후 홍콩을 상징하는 노래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인천 국제럭비대회에서 일어난 해프닝은 행사 담당자가 인터넷에서 중국 국가를 검색했을 때 가장 상단에 표시된 곡을 방송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