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서도 ‘공산당 퇴진’ 시위…“두렵지만 이제 침묵 안 해” 中 청년들

정향매
2022년 12월 01일 오후 9:06 업데이트: 2022년 12월 29일 오후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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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퇴진’ ‘공산당 퇴진’을 요구하는 ‘백지 시위’가 중국 전역은 물론 세계 곳곳으로 번지는 가운데, 국내 거주 중국 청년들도 목소리를 냈다. 

촛불과 백지 들고 홍대로…“우루무치 화재 희생자 추모, 제로 코로나 반대

지난 30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어울마당로 광장 무대에 촛불과 흰 꽃, 백지를 든 중국 청년 70~80명이 모였다. 

이들은 중국어, 영어, 한글로 ‘자유를 얻지 못하느니 죽는 것이 나으리라’ 등이 인쇄된 종이를 바닥에 붙이고, 검은 종이를 담은 액자를 한가운데 놓았다. 

검은 종이에는 ‘추모, 1124 신장화재 희생자. 봉쇄와 제로코로나 때문에 죽은 동포들’이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 24일 코로나19 봉쇄 중 19명의 사상자를 낸 신장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 참사를 애도하는 글이다.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8번 출구 앞 어울마당로에서 300여 명이 모여 중국에서 일어나는 ‘백지 혁명’을 지지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 에포크타임스

액자를 둘러싼 이들은 빈 A4용지와 ‘프리 차이나, 자유 중국’이라는 뜻의 중국어, 영어가 적힌 종이를 제각기 들고 섰다. 그러고는 “봉쇄 해제” “언론 자유” “시진핑 퇴진” “공산당 퇴진” 등 구호를 중국어와 한국어로 반복해서 외쳤다.  

“중국 당국의 감시가 두렵지만 이제 침묵 안 해” 

이번 시위는 텔레그램, 카카오톡 등 톡방에 모인 중국 유학생들이 주축이 돼 자발적으로 꾸려졌다. 참여자 가운데는 중앙대·고려대·한양대·경희대 등 한국 주요 대학의 중국 유학생도 있었다. 

학생들은 한국에서 ‘백지 시위’를 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학생들 사이에서 ‘중국 대사관에서 현장 감시를 나온다’는 소문이 퍼졌다고 한다. 각 대학에 설치된 (중국) 학생회는 유학생들에게 “시위에 참여하지 말 것”을 강요했다. 

이날 마스크와 모자,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가린 시위자들은 신원이 드러날까 극도로 조심했다.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8번 출구 앞 어울마당로에서 300여 명이 모여 중국에서 일어나는 ‘백지 혁명’을 지지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 에포크타임스

그러나 학생  A 씨는 “중국 당국의 감시가 두렵지만, 더 많은 중국 국민을 위해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가 계속 침묵하면, 그들(중국 공산당)은 더욱 스스럼 없이 나쁜 짓을 할 것”이라며 “나도 언젠가 우루무치 화재, 버스 추락, 고강도 방역으로 인한 의료 사고 등의 희생자가 될지도 모른다”라고 했다. 

“깨어난 중국인들이 모였다…‘중국 공산당 해체’만이 답” 

올 초 상하이에서 봉쇄를 겪은 B 씨는 “집에 갇혀 있는 3개월 동안, 앞날이 캄캄하고 절망적이었다”며 “중국 공산당은 너무 많은 중국인을 해치고 있다. ‘중국 공산당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라고 밝혔다. 

중국인 유학생 C 씨는 “많은 중국 학생이 세뇌 교육 때문에 ‘공산당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중국을 사랑하는 것’으로 착각한다”며 “잘못된 가치관을 버리고 깨어난 사람들이 이 곳에 모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산주의는 국가를 전복하는 세력이며 중국 공산당은 하야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해체되야 한다”며 “그래야만 중국은 희망이 있고 진정한 자유와 민주를 이룰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백지 시위’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일본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중국 공산당은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전례 없는 민중의 압박에 직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