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차기 중국 외교수장 예약 日매체 “대만해협 긴장 고조 전망”

왕후닝이 그린 그림 왕이가 실현할 듯

최창근
2022년 10월 25일 오전 10:38 업데이트: 2022년 10월 25일 오전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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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에서 ‘시자쥔(習家軍)’으로 불리는 시진핑 친위 세력이 부상한 가운데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외교·안보 분야의 인사다.

예상대로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으로 승진하며 차기 중국 외교 수장(首長) 자리를 예약했다. 당국(黨國)체제를 채택하고 있는 중국에서 외교 분야에서도 행정부인 국무원 외교부장보다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자가 앞선다.

강경파로서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에 앞장서 온 왕이가 차기 외교 수장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 수위도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0월 24일, 일본 ‘니혼겐자이신문’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지도부가 왕이를 정치국 위원으로 승격시키며 외교 수장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른바 불문율이던 ‘7상 8하(67세 이상은 유임하고 68세 이상은 은퇴시킨다)’ 규칙을 깨고 승진한 점을 짚으며 “왕이는 중국 공산당 서열 200위 이내인 중앙위원에서 24위 이내인 정치국 위원으로 승격했다. 그는 이번 달 69세가 됐다. 68세 이상이 되면 은퇴를 하는 사실상의 연령 제한 관례도 깼다.

왕이는 중앙위원에서 제외된 양제츠(楊潔篪) 정치국 위원을 대신해 외사 담당 정치국 위원,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을 맡을 공산이 크다.”고 보도했다.

니혼겐자이신문은 “그가 중국 주장을 따르지 않는 국가에 고압적인 언동을 거듭하며 전랑외교를 현장에서 진행하고 있어, 시진핑 주석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보인다.”며 승진 배경을 분석했다.

더하여 “아울러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시진핑 주석의 공세적 외교 정책인 ‘전랑외교’의 이론적 지주 왕후닝(王滬寧)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는 유임됐다.”고 전하며 “왕후닝이 그린 이론을 왕이가 실천한다. 시진핑 3기에도 ‘2명의 왕씨’가 유임되면서 강경 외교가 계속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대만 문제에 대한 강경 자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2022년 9월, 유엔 총회에서 “중국 통일의 위대한 사업을 저지하는 어떠한 시도도 반드시 역사의 수레바퀴에 의해 부숴질 것이다.”라며 대만 문제에 개입하려는 미국 등을 견제했다.

이를 두고서 니혼겐자이신문은 “대만을 둘러싼 왕이의 발언은 완화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강경 발언이 대만해협 정세에 긴장을 고조할 것도 우려된다.”고 했다.

신문은 영국 맨체스터에서 발생한 중국총영사관 직원들의 반시진핑 시위자 폭행 문제도 언급했다. 이를 두고서 ‘중국의 강경 외교 사례’로 들었다.

니혼겐자이신문은 “중국 공산당 당 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활동보고는 ‘적대세력에 따른 활동을 엄격히 단속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중국 총영사관 직원들이 당 지도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강경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매체 ‘아사히신문’도 “왕이가 정년 불문율(7상 8하)을 깨고 발탁됐다.”고 강조하면서 “시진핑은 앞으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실현을 목표로 한다. 체제 내에서 다른 이론이 나오기는 어렵다. 대만 문제, 미중 대립 등으로는 강경 자세를 나타낼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갈등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야마구치 신지(山口信治) 일본 방위연구소 주임 연구관의 발언을 인용하여 “시진핑의 새로운 공산당 지도부가 지금까지의 대대만 강압 노선을 지속하는 것은 틀림없다. 다만 현실적 문제로 즉각 대만 침공은 꽤 어려워 보인다.”고 보도했다.